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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더우먼’ 이시영, 타고난 체력의 비결은?
배우 이시영(29ㆍ홍수환스타복싱)이 결국 해냈다. 전국 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 선수권 대회에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며 신인왕에 오른 것이다.

이시영이 복싱에 발을 들인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불과 한 해 전이었다. 여자 복싱선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단막극에 캐스팅된 것이 계기가 되어 복싱과 인연을 맺었다. 드라마는 무산됐지만 이시영은 이후에도 복싱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시영은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의 출연에 앞서 복싱으로 다이어트를 하며 무려 7kg 가량을 감량했다고 밝힌 적도 있었을 정도다.

이에 여성팬들 사이에서는 이시영의 신인왕 등극을 두고 우스갯소리로 ‘복싱 다이어트의 승리’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시영은 타고난 근성과 끈기로 그간 운동에 임해왔다.

지난 해 11월에는 사회인 복싱대회인 KBI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 48㎏급에도 출전해 우승을 거머쥔 데 이어 지난 2월 서울지역 아마복싱대회인 제47회 신인 아마추어 복싱전에도 출전해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시영의 우승 소식은 연일 화제였고 놀라운 일이었다. 보여주는 것이 누구보다 중요한 여배우가 몸을 통해 투혼을 벌여야 하는 운동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일이었다. 한 때 가수 솔비가 도전했던 피겨스케이팅이었다면 우아하기라도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복싱이었다. 부상도 장담할 수 없었다. 얼굴도 상하기 십상이었다.

경북 안동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이시영이 출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참가 여부조차 확답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개봉을 앞두고 빠듯한 홍보 일정때문이었다.  

고심 끝에 출전을 결정한 이시영은 48kg급에서 부전승으로 준결승에 올라 16일 준결승 경기에서 띠동갑의 신소영(17, 양주백석고)을 판정승(13-7)으로 누르며 우승컵에 가까이 갔다. 경기 시작과 함께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이며 투혼을 발휘한 이시영은 적재적소를 파고들며 안면 펀치를 자주 성공시키는 정확한 공격으로 점수를 쌓으며 경기를 마쳤다.

결승에서도 이시영은 초반부터 성소미(16, 순천청암고)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저돌적인 펀치로 상대를 제압한 이시영은 2, 3회전 스탠딩 다운을 얻었을 만큼 노련함마저 보여줬다. 또 우승, 불과 7개월 만의 성과였으며 맨얼굴의 여배우는 누구보다 빛나보였다.

일주일에 6일은 채육관에 나와 연습에 임했던 꾸준한 노력의 결과임은 분명했지만 여배우 이시영의 우승에 남달랐던 유년기가 떠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이시영은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충북 청원에서 보낸 어린시절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다. 

당시 이시영은 “충북 청원 산골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서 “친구들과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뱀을 잡아서 보신용으로 할머니를 가져다 드리고 지져먹곤 했다”고 말했다. 여배우에서 신인왕으로 등극한 미녀 복서의 타고난 체력의 비밀이 여기에 숨어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이시영은 “개구리를 제일 좋아해 자주 먹다 보니 나중에는 한 발로만 잡을 수 있게 됐다”면서 “신발 끝으로 배를 잘라 다리만 들고 구워먹었다”고 말해 외모답지 않은 엽기 식성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 번째 우승컵을 거머쥔 이시영의 복싱 스승 홍수환 관장은 경기 직후 제자에 대해 “7개월 만에 이 만큼의 패턴을 갖고 경기를 펼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시영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체력이 무척 좋은 선수다. 욕심을 내 런던올림픽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을 드러낼 정도였다. 복싱인에게도 배우 이시영은 오롯이 복싱인이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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