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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른 즈음…독설가 휘성은 이제 그만”
싱글앨범 ‘가슴 시린 이야기’로 컴백
좌충우돌 보냈던 20대…건방지다는 오해 사기도

튀지않게 어깨 힘빼고 무대서 열정 쏟아낼 것

실력파 가수들 총출동 ‘나는 가수다’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계기




‘독설가’ 휘성(30)은 온데간데 없었다. 대화 내내 성의있는 눈빛, 감성적인 표현이 오갔다. 본인이 상처입은, 혹은 민감한 질문이 나오면 눈빛이 흔들렸다. 마음이 모질지 못해 쉽사리 마음을 내보였다. 이렇게 감성이 풍부하고 마음이 여린 이가 온갖 풍파를 겪으면서도 가요계에서 10년을 넘겼다. 이제 중견 가수 반열에 들어선 그는 20대 초반의 모습보다 더 말랑말랑해져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어요. 방송에는 콘셉트라는 게 있으니까. 그때 독설가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까칠하다거나 완벽주의라는 말도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든요. 제가 10년간 가수생활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게 억울한 일이 참 많다는 점이에요. 좀더 사람 냄새 나게 살려고 하면 할수록 굉장히 손해를 많이 보게 돼요. 그래서 깨달은 건, 사람 사이에 묻어서 튀지 않게 있다가 무대에서만 열정적으로 다 쏟아내는 거.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천재’ 이미지도 보기좋게 어긋났다. 공연 전 노래 연습을 너무 많이 해서 탈이라고 했다. 한 번 시작하면 놓지 못할 정도로 연습광이라는 사실을 만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휘성’하면 떠오르는 ‘가창력’은 피나는 연습의 산물이었다. 노래는 유독 숫기가 없었던 소년이 마음의 허기를 채운 벗이었다. 한 곡(유영진의 ‘그대의 향기’)만 몇 달이고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귀에 완전히 익어서 (노래를) 잘 부르게 됐다는 그의 가창력 비결은 소박했다.

“한때 제가 재능을 타고 났다는 생각에 잠긴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재능이 돋보이도록 애썼는데, 남들에겐 건방지게 보였던 것 같아요.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하게 된 이유는 재능만 이용해선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는 걸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에요. 똑같이 10(노력)을 쏟아부어도 100(결과)이 나올 때도 있고, 겨우 1만 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0을 투자하면 아무것도 안 나온다는 사실. 그걸 아는 데 한 10년 걸렸죠.”

그동안 거쳐간 매니지먼트사만 4곳. 그리고 지난 5년간 ‘도전하려면 20대에 다 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혼자서 일을 감당해본 그는 “매니지먼트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았다. 혼자서 부딪혀보고 (금전적) 손해도 크게 봤다. 아직 힘없는 상태에서 휘성이라는 이름으로 가능한 것이 별로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은 매니지먼트사와 손잡고 내놓은 이번 싱글 앨범은 휘성의 절치부심 작이다. 휘성이 지난 히트곡 ‘결혼까지 생각했어’보다 우선순위에 뒀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했던 곡(‘가슴 시린 이야기’)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휘성표 미디엄 템포곡이에요. 요즘 나오는 곡을 보면 발라드는 너무 처절하고 댄스는 너무 발랄해요. 이번 곡은 쓸쓸한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타이틀곡 ‘가슴 시린 이야기’에 대해서는 “사랑했던 사람과 좋은 이별은 없다”면서 “해야 할 말을 어쩔 수 없이 하는 남자의 마음을 담은 곡”이라고 설명했다.

“ ‘무조건 너의 행복을 바랄게’라는 말은 거짓이니까, 마지막 순간 이별의 말을 겨우겨우 뱉어내는 심경을 ‘넌 내 사랑이었으니까. 굿바이’라는 가사로 표현했다”고 했다.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인정받는 그에게 최근 화제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정말 쟁쟁한 실력파 가수가 나와서 ‘떨면서’ 경쟁하는데, 그게 놀랍죠. 다른 가수도 더 긴장하고,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방송 출연에 대해서는 “애초에 나갈 생각도 없었고, 굳이 나가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나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 같다”고 잘라말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현역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휘성은 지금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도 했다.

“10년간 참 많이 배웠어요. 옆에서 지켜보면 20대를 꽉차게 보낸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극명하게 갈리거든요. 저는 힘들었지만 수많은 도전을 20대에 했고, 여유있게 30대를 맞이할 수 있었어요. 참 다행이에요.”

조민선 기자/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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