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재편에 대응하고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적극적으로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바로 옆의 이웃이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본격적인 증시 성숙 이전에 신흥시장을 선점해야 하기 때문에 그 발걸음은 어느 누구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는 △신흥국에 대한 증시 개설 지원, △증시 IT시스템 수출,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 등 크게 3가지 측면에서 해외사업을 추진중이다.
먼저 아직 증권시장이 없는 신흥시장에 대한 증시 설립 지원은 한국형 증권시장의 보급을 통한 한국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 및 한국 증시 IT시스템 수출 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90년대 후반 베트남 증시 개설을 시작으로 지난 1월에는 한국거래소가 지분 49%를 출자하고 부이사장 등 6명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라오스거래소가 설립됐다. 한국거래소가 지분 45%를 보유한 캄보디아 거래소도 오는 7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IT시스템은 증권시장의 핵심인프라로서 한국형 IT시스템의 보급이 곧 한국형 증권시장의 보급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매우 공을 들이는 부문이다.
지난 2006년 말레이시아거래소의 채권매매 및 감리시스템 수주를 시작으로 2009년 베트남증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수주, 지난해 12월 필리핀거래소의 시장감시시스템을 수주했다. 이밖에도 현재 아르헨티나, 페루, 카자흐스탄, 동유럽 등 다양한 권역으로 시스템 수출 마케팅을 추진중이다.
거래소는 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영업 기반 확대와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위상 제고를 위해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 14개사, 미국 일본 라오스 각 1개사 등 총 17개 외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됐다.
신길수 한국거래소 신흥시장사업 팀장은 해외사업에 대해 “한국형 증시인프라의 해외 보급을 통한 아시아 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 확대 및 우리 증권업의 해외진출 기반을 확충해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를 준비하고 동시에 국격 향상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거래소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오는 2015년 세계 10위권 거래소로 도약하고 2020년에는 세계 톱5 거래소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거래소와의 인수ㆍ합병(M&A), 거래소의 기업공개(IPO)도 필수적인 과제로 지적이다.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3~4년내에 이뤄질 세계자본시장의 새로운 경쟁구도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덩치를 키워야 한다. 한국거래소도 IPO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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