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또 “이 감정의견서는 사건 드라마와 대본의 등장인물이 가지는 전체적이고 핵심적인 측면을 도외시한 채, 극히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측면만을 자의적으로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등장인물 사이의 유사성을 억지로 짜맞춘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덕여왕’의 극본을 쓴 김영현ㆍ박상연 작가도 “공연된 적도 없고, 출판의 형태로 공개된 적도 없는데다가 기본적인 저작권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아서 외부 어떤 사람들도 한번도 본적 없는 대본을 어떻게 표절할 수 있다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영현ㆍ박상연 작가는 정상조 교수가 든 ‘선덕여왕’의 표절 근거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정 교수가 언급한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지고 있는 선덕여왕’이라는 두 작품의 유사성에 대해 “TV드라마 매체의 주인공은 대개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이 당연하며, 오히려 그렇게 그려지지 않았다면 이상할 것”이라면서 “김영현 작가는 작가생활을 시작한 이래 위와 같은 여성상을 일관되게 자신의 작품에서 주제로서 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덕만과 미실의 대립 갈등관계’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한 측은 자신의 뮤지컬 ‘무궁화 동산 선덕’ 대본 내용을 교묘히 왜곡하고 있다”면서 “뮤지컬 대본은 덕만과 사천왕의 대립, 갈등이 주요 갈등이며, 미실과 덕만은 부수적이고 극히 보조적인 형태로 묘사된 부분과 표현 자체가 별로 없다”고 전했다.
‘덕만과 김유신의 사랑과 절대적 충성’ 부분에 대해서는 “뮤지컬 대본에서 수많은 남자 캐릭터들은 모두 덕만을 사랑하고 있는데 김유신도 그 수많은 남자캐릭터 중 하나로 역시 주된 설정이 아닌 보조적인 설정”이라면서 “김유신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나 묘사도 단 한 장면에서만 존재하며, 그것이 극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주장했다.
MBC는 “정교수가 제출한 감정의견서는 감정을 의뢰한 원고 측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 3의 감정인에게 재감정해 줄 것과 동 감정결과를 원용할 수 없음을 법원에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선 16일 서울대 ‘기술과 법센터’의 정상조 교수는 ‘선덕여왕’이 창작뮤지컬 ‘무궁화 동산 선덕’을 표절을 했다는 감정 소견서를 서울 남부지법에 제출한 바 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