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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미 최첨단 공연장 MSG스피어 방문…잠실 등 적용 검토
오세훈,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방문
MSG컴퍼니 3조원 첨단 공연장 조성
16만개 스피커·햅틱 시스템에 탄성
국내 하남 미사지구에 건립 추진 중
관련 기술, 잠실·창동아레나 등 검토
관광청 “호텔세-관광 활성화 선순환”
오세훈 “韓호텔세 불가…아이디어 의미”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방문 중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태 공연장 MSG스피어에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공연장에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작품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 From Earth)를 관람했다.[서울시 제공]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작품 작품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 From Earth) 화면.[김수한 기자]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수한 기자] 서울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현지시간) 높이 112m, 지름 160m 규모의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MSG스피어’를 방문해 서울의 관광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상했다고 14일 밝혔다.

오 시장은 에드워드 룽거 MSG스피어 부사장으로부터 공연장 입구부터 공연장 내부까지 각종 시설에 대해 안내받으며 현장을 둘러봤다.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 인공지능(AI)이 손님을 맞이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고 음악이나 영상을 구현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오 시장은 이 공연장에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작품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 From Earth)를 60여분간 관람했다.

16K 초고해상도로 제작된 이 영상은 지구의 아름다운 협곡, 초원, 산맥을 아주 가까이까지 다가가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하는 한편, 다시 우주로 나와 먼 발치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등 대형 공연장이 아니면 느끼지 못할 극도의 사실감을 전달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161달러(약 20만원)의 입장권이 아깝지 않다는 듯 장면마다 탄성을 질렀다.

라스베이거스 도시 중심부에 자리 잡은 MSG스피어는 미국의 대형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회사 MSG컴퍼니가 23억달러(약 3조1000억원)를 들여 조성한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이다.

지난해 9월 세계적 록밴드 U2의 공연과 함께 개관했으며, 11월에는 포뮬러원(F1) 그랑프리를 여는 등 개관 직후부터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가수도 현재 이 공연장 공연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G스피어는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된다.

공연장 내부에는 약 1만5000㎡ 규모의 16K 초고해상도 구형 스크린을 설치해 인간의 실제 시야를 구현한 것처럼 느껴진다. 객석을 제외한 전면이 대형 스크린으로 둘러싸여 스크린을 한 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다. 고개를 들어야 보이는 공연장 천장까지 모두 스크린 역할을 한다.

공연장 내부엔 16만개의 스피커가 설치돼 어느 객석에 앉아도 선명하면서도 웅장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모든 객석에는 영상과 사운드의 느낌을 진동으로 전하는 ‘햅틱 시스템’이 설치돼 진동뿐 아니라 영상 속에 담긴 바람과 향기, 열기까지 체험할 수 있다.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에서는 대지를 뒤흔드는 진동을, 들판에 바람이 이는 장면에서는 살랑거리는 바람결을 느낄 수 있다.

MSG스피어는 도시를 압도하는 외부 스크린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높이 112m, 지름 160m 돔을 감싼 약 5만3000㎡ 규모 스크린이 만들어 내는 환상적 시각 효과가 압권이다. 건물 외벽은 구형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701가지 모양으로 된 총 6만4000여개의 LED타일로 만들었다.

MSG스피어 측은 외부 스크린을 통해 송출되는 광고로 하루 약 6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방문 중 세계 최대 규모의 구형태 공연장 MSG스피어를 방문했다. 사진은 높이 112m, 지름 160m 돔 형태를 감싼 약 5만3000㎡ 규모의 외부 스크린에 송출되는 테트리스 게임 장면. [김수한 기자]

오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K-팝 공연시장 규모가 전년 592만명 대비 86% 늘어난 1100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 K-팝 공연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향후 서울의 최첨단 공연장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에는 현재 KSPO돔(1만4000명 수용), 고척스카이돔(1만6000명) 등의 공연장이 운영 중이고 잠실종합운동장(5만명)은 리모델링 중이다. 또 창동아레나와 제2세종문화회관 등 신규 공연장 추가 계획이 있어 이들 시설에 MSG스피어의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세훈 “2026년까지 서울 관광객 3000만명” 구상…라스베가스 관광정책 노하우 청취=오 시장은 지난해 ‘서울관광 미래버전’을 발표해 현재 연간 1000만명대(2019년 1390만명)인 해외 관광객 규모를 2026년까지 3000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글로벌트래블러에 따르면 서울은 9년 연속 세계 최고의 마이스(MICE) 도시로 선정됐고, 2022년 UIA(국제협회연합) 집계에 따르면 서울은 세계 9위의 국제회의 개최도시다.

오 시장은 이날 MSG스피어 방문에 앞서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미래형 터널 ‘베가스 루프’,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단지 ‘에어리어 15’ 등을 둘러봤다.

2021년 지하 약 12m 깊이에 2.7㎞ 길이 규모로 조성된 베가스 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보링컴퍼니가 만든 지하터널로 ‘하이퍼루프’ 기술이 적용된 초고속 대중교통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자율주행 자동차로 시범 운영 중이다.

스티브 힐 관광청 대표와의 면담에서는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이벤트 도시로 자리잡은 라스베이거스의 관광 정책 및 마케팅 전략을 청취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에서는 카지노 시설이 혐오시설로 여겨지고 있는데 라스베이거스는 그러한 인식을 어떻게 이겨냈느냐’는 질문에 힐 대표는 “36년 전 라스베이거스에 처음 왔을 때 카지노가 가능했던 곳은 두 군데밖에 없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도박을 좋아하는데, 이들이 도박을 좀 더 공정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공간을 만들었고 현재는 그러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카지노 시설이 미국 전역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 미 전역에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라스베이거스 한 달 카지노 수익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관광청은 네바다주 관광과 도시 마케팅을 관장하는 공공기관이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시민·관광객의 교통수단인 모노레일과 베가스 루프 등을 소유,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마다 열리는 국제 행사로 연 3900만명의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으며, 마이스(MICE) 관광객이 그 중 500만명에 달한다. MICE는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를 뜻하는 용어다.

2022년 관광청 자료에 따르면 관광객 유입으로 이 도시는 793억달러(약 104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호텔 객실에 매긴 세금 일부는 관광청 운영자금으로 쓸 수 있어 이를 관광산업 육성에 재투입해 선순환이 이뤄진다. 관광청에 따르면 호텔 수익의 13%가 세금으로 거둬들여지고 그 중 40%가 관광청 예산으로 책정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을 방문해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이벤트 도시로 자리잡은 라스베이거스의 관광 정책 및 마케팅 전략을 청취하고 있다.[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호텔세와 관련 “한국의 세제 시스템은 지자체가 세목을 추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면서 “어쨌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어 굉장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MSG컴퍼니, 하남 미사지구에 건립 추진 중=오 시장은 밤에 환하게 빛나는 MSG스피어에 따른 빛 공해 민원, 주차 문제, 전기 사용량 절감 방안 등 실질적인 현안에 대해 MSG컴퍼니 측에 물었다. 앞서 MSG스피어 공연장 도입을 추진하던 영국 런던에서 빛 공해 우려로 건립 계획이 전면 취소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였다.

에드워드 룽거 부사장은 “야간에는 조도를 낮추거나 끄는 방식으로 (빛공해 관련) 조절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전기 사용량의 70%는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0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주차장 규모는 2200대 수용 가능한 수준이고 인근 호텔 등에도 차를 쉽게 주차할 수 있어 심각한 주차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국내에서는 MSG스피어와 같은 공연장의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 도입이 진행 중이다.

MSG컴퍼니는 지난해 9월 하남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연장, 영화촬영 스튜디오, 첨단 문화영상단지 등의 복합시설인 하남 K-스타월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미국 프로농구 NBA의 뉴욕닉스, 미국 프로 아이스하키 뉴욕레인저스 등의 팀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을 비롯한 다수의 아레나·공연장을 운영 중인 점이 높이 평가됐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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