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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문화 이용권으로 터닝 포인트, K-컬처 혁신기업들
전통문화 바우처, 우수 혁신 프로젝트
하녹-한국실크硏,돌실나이-디뉴먼트 협력
용인한지-인제컴퍼니 원팀, 작업안전 확보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누구에게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있다. 스타트업 대표에게도 업력 30년을 넘긴 기업에게도, 한결 같은 길을 걸어온 기업에게도 터닝 포인트는 존재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전통문화 기업들의 기반 조성을 위해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을 추진 중이다. 2년 차인 올해 총 39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혁신과 사업고도화를 위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통문화 혁신이용권을 통해 기업 경영과 브랜드, 사업장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전통 기반에 친환경 소재, 하녹-한국실크연구원 ‘지속가능’ 키워드가 맺은 인연

하녹(Hanok)은 2022년 5월 첫 걸음을 내딛은 업력 2년차의 한국 전통 기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한국 전통 기반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하녹(Hanok)
하녹의 친환경 원단 기술개발이 진행된 한국실크연구원 내 실험실 연구진의 모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일상에 전통이 스며드는 옷을 지어 고객들이 다양한 전통 요소를 자연스럽게 소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을 재해석한 원피스, 블라우스 및 코트 등 한복 디자인 모티브의 여성의류가 주요 아이템이다.

하녹의 양서진 대표는 최근 친환경 소재와 기술 개발을 통해 패션분야에서 불고 있는 지속가능한 경영 바람에 주목하고, 전통한복 고유의 정체성과 한복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패션한복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제품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녹이 한국실크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친환경 원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현재 하녹에서 자주 활용되는 노방, 안감, 겉감 등의 품목은 리사이클 인증 원사를 활용한 친환경 원단으로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 공급기업인 한국실크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것이다.

한국실크연구원은 국내 실크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진주에 위치한 산업통산자원부 산하의 전문생산기술연구소다. 이번 사업에서는 실크 업계와 협업을 통해 관리가 용이한 친환경 원단 소재 6종을 개발해 한복 문화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확보했다는 평을 받았다.

친환경 원단으로 만든 저고리 시제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한국실크연구원 고탁 선임연구원은 “소재 기획에서부터 기술컨설팅, 기술개발과 연구개발, 이후 제품 양산으로 이어지도록 수요기업에 생산 전 공정은 물론 사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기업인 하녹의 양서진 대표는 “소규모의 전통 관련 스타트업이 평소 협업하기 쉽지 않은 한국 실크 관련 연구원 소속 다양한 분야의 박사, 한복 원단 공장 기술자 분들의 도움을 받아 계획했던 목표의 성과들을 단기간에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하며, “사업 종료 후에도 연구소와 지속적으로 협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0년차 기업의 세대 공감 프로젝트–돌실나이 x 디뉴먼트

올해로 창업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전통문화 기업이 있다. 생활한복 브랜드로 친숙한 우리옷 돌실나이가 그 주인공이다. 돌실나이는 ‘전남 곡성의 석곡마을에서 난 튼튼한 삼베실’이라는 뜻의 ‘돌실’과 ‘만들다’ 의 옛말인 ‘낳이’가 결합된 순 우리말 브랜드다.

돌실나이는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의 수요기업으로 참여해 공급기업인 브랜드 마케팅 기업 디뉴먼트와 함께 소비자의 접점 확대에 성공하는 성과를 내 우수 사업에 선정됐다.

올해로 창업 30주년을 맞은 우리 옷 브랜드 ‘돌실나이’의 30주년 기념 포스터 [돌실나이 제공]

돌실나이는 고객을 국내 소비자로 한정하지 않고 해외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했다.

이에 디뉴먼트는 국내외 팬을 두루 확보하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유튜브 채널과 협업하여 돌실나이의 콘텐츠를 제작, 3일간 13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 했다.

또한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했다. 20~30대 고객을 잡기 위해 댄스, 패션 분야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하여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해당 세대들이 활용하는 SNS 채널을 통해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돌실나이가 디뉴먼트와 함께 인플루언서 세진 SEJIN과 협업하여 제작한 유튜브 숏폼 콘텐츠. [돌실나이 제공]

돌실나이의 옷으로 코디하는 법을 담은 짧은 영상 안에서 10가지 이상의 돌실나이 제품을 노출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약 11일 만에 조회수 2만 회를 넘기며 기존 돌실나이의 마케팅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으로 주목받았다.

수요기업인 돌실나이의 마케팅 관계자는 “사업 종료 후에도 돌실나이 브랜드와 적합한 이미지의 인플루언서와 꾸준히 협업하여 다양한 마케팅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전한 작업장 만들기의 시작–용인한지 x 인제컴퍼니

전주에 있는 용인한지 김인수 대표는 1998년 문을 연 이래 꾸준한 장인정신과 자부심으로 전통 한지의 기품과 멋을 이어가고 있는 전통 한지 제조업체다.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용인한지의 한지 제작과정 [용인한지 제공]

용인한지는 붓질과 먹의 표현에 섬세하고 부드러운 맑은 빛을 낼 수 있도록 표면이 곱고 질긴 제품을 생산하며, 주력품종은 문화재를 복원하는 보존용 한지와 서화용 한지가 있다.

용인한지는 전주 전통 한지의 우수성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전주시 ‘한지장’으로 지정되었다.

용인한지는 문화가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 걸맞게 전통 한지의 산증인으로서 찬란한 문화를 계승함과 동시에 국제적 명성을 이어나가기 위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용인한지의 한지장 김인수 대표 [용인한지 제공]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의 수요기업으로 참여한 용인한지는 환경개선 서비스 공급기업 인제컴퍼니 조성철 대표와 매칭으로, 한지 제작공정 중 하나인 ‘고해(叩解:종이를 뜨기 위하여 원료를 물에 넣고 짓이기는 일) 공정’ 노후에 따른 작업자의 안전과 한지 품질 저하에 관련된 문제점을 공정 설비 교체와 위험성 평가를 통해 개선했다. 고해 공정이란 세척 및 표백작업을 거친 닥나무를 고해 전용 설비에 넣고 칼날(일명 칼비터)을 회전시켜 닥나무 섬유의 형태나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한지의 특성(품질)을 만들어 내는 작업과정을 말한다.

공급기업 인제컴퍼니는 시멘트로 조성된 고해설비를 철거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버터 모터와 손가락 절단 방지 덮개구조를 가진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고해 설비로 교체, 닥섬유의 미세 고해 공정 환경을 개선했다. 안전한 작업장에서 한지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용인한지 작업장 내에 인제컴퍼니가 교체한 고해 설비. 기존 시멘트로 제작되어 부식으로 인한 시멘트 분진으로 인한 작업자 안전 및 한지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인제컴퍼니 관계자는 “한지 제조공정에서는 다수의 수작업으로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병 발생 위험이 높고, 고해 작업 중 작업장에서 환경오염 요소가 배출될 우려가 있는데 이번 사업에 참여해 한지 생산 작업이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사업장에서 이루어 질 수 있게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수요기업인 용인한지의 김인수 대표는 “전주한지의 명품은 원료처리에서 비롯된다는 신념을 갖고 원료처리에 온 정성을 기울이면서 세계시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품질이 우수한 인쇄용 한지 및 판화지 제작에 활용 계획”이라면서,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의 환경 개선 지원이 전통 한지 계승 및 한지의 품질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업자의 안전을 위하여 손가락 절단방지 덮개 구조와 인버터 타입의 모터로 교체한 용인한지의 고해 설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터닝 포인트를 만난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우수 기업 사례를 통해 전통문화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쓴 해당 사업의 숨은 노력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문화 혁신이용권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2022년 국내 처음 시행해 올해로 2년 차를 맞았다.

전통문화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기술혁신 및 사업고도화에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4년에는, 3월 중 전통문화혁신이용권 사업 누리집(kcdf/voucher)을 통해 공모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협찬으로 진행되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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