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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풍계리 핵실험장 지속 관리…추가 핵실험 이용 가능성”
IAEA 前 사무차장 “폐기했다면 관리 필요 없어”
北中관계 고려 새 핵실험장 건설 가능성도 거론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을 지속 유지·관리중이며 추가 핵실험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이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한 극초음속미사일 주장 시험발사 장면.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일부 갱도를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지속 유지·관리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선다면 풍계리 핵실험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차량 통행과 제설작업 동향이 포착됐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1·2차 북핵위기 당시 영변 핵시설 사찰을 주도했고 2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냈다.

그는 풍계리 핵실험장 관련 “새로운 건설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1년 전 눈 덮인 위성사진을 비롯한 최근 몇 년 간 현장 모습과 2019년 이전 촬영된 사진을 비교할 때 유지·관리 움직임에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정 건물을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고 1년 전 겨울철 사진에도 차량이 지나간 흔적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마치 방치된 것처럼 보이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어떤 면에서는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며 “단순한 모니터링 이상의 움직임으로 (폐기됐다면) 이렇게 지속적인 작업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까지도 건물 입구에 눈을 치운 흔적이 보이고 지붕에 있던 눈이 녹은 것을 볼 때 상당수 건물이 사용되고 있다”면서 “방사성 물질 누출 여부를 모니터링할 필요성도 있겠지만 나중에 핵실험 결정을 내릴 때를 대비해 핵시설을 유지하는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북한이 지나 2018년 한반도 평화 무드 속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폭파 장면을 공개하고 ‘영구 폐기’했다고 주장했지만 파괴되지 않은 일부 갱도를 활용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함경북도 명간군과 양강도 백암군 사이에 있는 만탑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은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다.

1번부터 4번까지 4개 갱도를 갖췄으며 암반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내구성과 방사성 물질 유출 방지 등 핵실험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총 5차례에 걸쳐 2번 갱도와 4번 갱도, 3번 갱도 순으로 갱도 입구와 관련 시설을 폭파했다.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이미 폐쇄된 상태였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갱도들이 있고, 현재 상태가 어떤지 모르지만 이미 무너진 갱도 입구를 재건하는 대신 새로운 입구를 뚫어 훼손되지 않은 갱도로 연결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활용해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갱도 내부에 여전히 열려있는 공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북한은 이곳까지 연결할 새 입구만 뚫으면 되는데 위성이 포착할 수 있는 공사는 착공 뒤 적어도 석달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매우 강력했던 지난번 핵실험 여파로 주변 바위와 산 구조가 훼손됐을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핵실험을 위해선 매우 주의해야 한다”며 “당장 무언가를 급히 하려는 조짐은 없지만 북한은 꽤 오랫동안 풍계리 핵실험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양호한 상태로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또 “훼손 정도와 중국과 거리를 고려할 때 이곳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잡혀 있어 곧바로 핵실험을 실행에 옮기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 입장에선 중국과 가깝고 6차 핵실험으로 크게 훼손된 풍계리 핵실험장이 아니라 다른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면서 “새 핵실험장 건설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직후부터 이미 공사에 착수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이 이미 작년 영변 핵시설에서 방사화학실험실과 화력발전소 등 일부 부속 건물을 가동하고 5MW급 원자로 재가동 정황까지 보인 만큼 추가 핵실험 필요성을 느끼고 새 핵실험장 물색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역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내부까지 폭파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인지 의문”이라며 “풍계리 핵실험장 입구 파괴 이상을 했다는 데 늘 회의론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어 “2개의 갱도는 사용된 적이 없고 거의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북한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갱도들을 제거했을 뿐”이라며 “입구만 폭파한 것이라면 몇 주나 몇 달 안에 다시 파헤쳐 핵실험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장소가 어디든, 북한은 준비해왔던 다른 핵실험장을 갖고 있을 수 있다”면서 “그들이 핵실험장을 짓지 못하게 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새 시설을 발견하기도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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