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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퇴 도미노…위기의 3군 사관학교
27일 482명 우울한 졸업식
육사 작년 45명 무더기 이탈

금혼·금연·금주 3禁 등
지나친 자율 제한·성차별등 원인

사관학교가 흔들리고 있다. 자퇴생들이 늘어나서다. 3군 사관학교 다 마찬가지다.

육·해·공사는 27일 오후 서울 태릉과 경남 진해, 충북 청원에서 각각 졸업식을 갖는다. 이날 졸업하는 482명의 생도(육사 198명, 해사 139명, 공사 145명)들은 다음달 6일 합동 임관식을 거쳐 대한민국의 미래 국방과 안보를 책임질 장교로 첫발을 떼게 됐다. 하지만 마음이 홀가분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급격히 증가하는 자퇴생 숫자는 위기에 처한 3군 사관학교의 현 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3군 사관학교의 자퇴생은 67명으로 2012년 16명에 비해 4.2배 증가했다. 해사에선 12명이 자퇴해 2012년 4명 대비 3배 늘었고, 공사에선 10명이 자퇴해 2012년 2명 대비 5배 증가했다. 육군의 경우 지난해 45명이 무더기로 자퇴해 2012년 10명에 비해 4.5배로 껑충 뛰었다.

특히 예년에는 주로 저학년에 자퇴생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3, 4학년에서도 적잖다.

생도 한 명을 4년간 육성하는데 줄잡아 2억원 넘는 돈이 들어간다. 자퇴는 국가 재정적으로도 큰 손실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점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특수한 교육을 받으면서 발생하는 가치관·문화충돌은 당연한 자퇴 원인이었다”면서 “하지만 성적이 우수한 사관생도들 입장에서는 군 장성이 돼도 경제적 보상이 큰 것도 아니고 사회적 인식도 과거보다 떨어지다 보니 차라리 재수를 선택해 좋은 대학에 가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사에서 수석을 차지한 여생도의 대통령상 수상 여부를 둘러싼 번복·재번복 과정과 2년 연속 여생도가 수석을 한 육사에서 성적 산정 방식을 변경하기로 하는 등의 성차별 논란도 사관학교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도들의 3금(금혼·금연·금주)과 성관계 금지 문제도 사관학교의 해묵은 과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공사가 1학년 생도들에 대해서만 이성교제를 금지한 생활규율이 헌법상 자기결정권과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며 개선하라고 권고했지만 공사는 지난달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지나치게 엄격한 사관학교의 3금 규율에 대해 사관학교 밖에서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변화된 사회상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안보의식이 바뀌고 사관학교 자체도 변화하는 과도기 과정”이라며 “지금도 여러 가지 모색을 하고는 있지만 보다 투명한 논의 과정을 통해 21세기, 미래 한국군에 맞는 사관학교의 교육·평가제도와 운영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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