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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우경화 행보 절정 보여준 ‘다케시마의 날’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올해 일본 시마네 현이 주최한 ‘다케시마의 날’은 아베 정부 출범 이후 진행돼 온 우경화의 정점을 찍는 정치적 이벤트에 가까웠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차관급 중앙관료를 보내 호응했고 전국의 극우 세력이 모여 반한(反韓) 분위기와 몰역사적 언행을 이어갔다.

지난 22일 시마네현청 소재지인 마쓰에(松江)시의 현민회관은 제 9회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일본 정부 당국자, 국회의원, 일반시민 등 약 500명으로 북적였다. 이날 기념식에는 중앙 정부를 대표해 가메오카 요시타미(龜岡偉民) 내각부 정무관(차관급)도 얼굴을 비쳤다. 그는 작년에 참석한 시마지리 아이코 당시 내각부 정무관에 이어 두번째로 이 행사에 참석한 중앙 정부 관료가 됐다.

시마네현은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해 2006년부터 매년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2월22일은 시마네현이 1905년 독도를 일방적으로 편입한다고 고시한 날이다.

가메오카 정무관은 인사말을 통해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로도 국제법 상으로도 분명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우리나라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지키고, 냉정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 땅임이 분명한 독도의 영유권을 침탈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독도 영유권 침탈에는 야당도 한목소리를 냈다. 와타나베 슈(渡邊周) 민주당 중의원은 “다케시마의 날이 시마네현민만이 아니라 일본 국민의 행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여당인 자민당이 2012년 제시한 다케시마의 날 중앙정부 행사화 공약을 지지했다

사쿠라우치 후미키(櫻內文城) 일본유신회 중의원은 “(한국에 의해) 오랫동안 다케시마 불법점거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고, 와다 마사무네(和田政宗) 다함께당 참의원은 “젊은 의원들이 다음 기념식은 다케시마 탈환 기념식이 되도록 하겠다”며 위험수위를 넘는 도발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미조구치 젠베에(溝口善兵衛) 시마네현 지사는 국제사법재판소(ICJ) 단독 제소를 통해 독도 영유권 문제의 해결을 도모하고 다케시마의 날을 각의 결정을 통해 정부 주최 행사로 승격할 것 등의 내용의 7개항을 가메오카 정무관에게 전달했다.

독도 문제 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우익들의 도발도 거셌다. 사쿠라우치 후미키(櫻內文城) 일본유신회 중의원이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정하며 “일본 국민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고 발언했다. 행사장 주변에서 시위와 차량 선전전을 벌인 우익단체들의 구호와 피켓에도 군 위안부 관련 내용이 더 눈에 띄었다. 최근 일본 정치권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의 재검증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우익들이 아베 정권에 고노담화 수정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아베 정부는 최근 통화팽창과 임금 인상 등 아베노믹스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률이 오르지 않자, 하락하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국수주의를 자극하는 우경화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일본 내 보수 언론이 고노담화 재검토과 독도 영유권 도발 등 일방적 주장을 제기하면 일본 유신회 등 우익 정당이 국회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고 아베 내각은 이를 못이기는 척 받아들이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3각 동맹을 깨기 위해 일본 내 양심세력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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