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직 일본 외교관, “무라야마 국회 강연은 훌륭한 외교”
[헤럴드경제 =원호연ㆍ서지혜 기자]일본의 전직 외교관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가 우리 국회에서 “모든 일본 내각이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고 있다”고 강연한데 대해 “오랜만에 본 훌륭한 외교”라며 치켜세웠다.

나오토 아카미(天木 直人) 전 레바논 주재 일본 대사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2일 무라야마 전 총리가 우리 국회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담화(1995년)에 대해 “나의 후계내각 모두가 계승하겠다고 약속하고, 아베 내각도 최종적으로 계승한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훌륭한 양면전선전략‘이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내 우익의 경거망동을 막으면서도 자국 정부를 비난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오토 전 대사는 “무라야마 전 총리의 말처럼 아무리 아베 신조 총리나 아베 정권 내 우익 관료, 아베 총리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지지하는 산케이 그룹, 우익 국민이 고노담화나 그것을 계승한 무라야마 담화는 날조였다고 말하며, 그것을 부정하려고 해도 역대 정권은 분명히 그것에 응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경솔하게 취임 직후 담화를 재검토하겠다고 입 밖으로 흘려버린 아베 총리는, 곧바로 국내외 반발에 부딪혀 “재검토 한다라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국회에서 변명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보좌역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재검토 사실을 부정하기에 바쁠 정도로 담화에 대한 여론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무라야마 전 총리의 이번 강연은 세계에 대한 새로운 국제 공약이 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가 있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나오토는 “만약 아베 총리가 장래에 무라야마 담화를 또다시 재검토를 하려고 하면, 그 때야 말로 ’공약 위반‘이라며 세계로부터 맹렬한 반발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오토는 동시에 무라야마 총리는 자신을 초대해 아베 총리를 비난하게 하려고 한 한국 정치권의 흐름에 쉽사리 휩쓸리지 않아 일본 내 우익이 자신을 ’매국노‘라고 비판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대신 담화의 당사자인 자신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니 이것을 믿어달라고 한국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자칫 자신의 발언이 일본 내 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했다고 평가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다 일본 외무성에서 반 강제적으로 퇴임한 나오토 전 대사는 일본 대외정책에 ’쓴 소리’를 하는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통한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일본 내 우경화 바람에도 불구하고 한ㆍ일, 한ㆍ중관계를 파탄에 몰아넣는 아베 정부의 좌충우돌 대외정책을 견제하려는 일본내 양심세력이 무라야마 전 총리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