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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맹주 쟁탈전…3차 中 · 日전쟁 도화선 불붙나
中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전운 감도는 동북아
中“국제법 부합” 日 “사실상 선전포고”
양측 센카쿠 일대 군사력 집중 위험수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까지 고조

中 ‘국제굴기’ -美 ‘日중심 亞재편’ 대치




중국이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防空)식별구역’ 설치를 선포하면서 중국과 일본 간 해상 무력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중·일 양국이 이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해군력 집중과 전투기를 급발진시키는 등 위험선을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양측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선이 중국과 미국의 정면대결에서, 중국 대 미국과 일본 연대의 ‘열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中 “이러쿵저러쿵 말라” vs 美ㆍ日 “사실상의 선전포고”=중국 외교부는 25일 미국과 일본이 중국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한 것에 대해 극렬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중국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25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정쩌광(鄭澤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전날 게리 로크 중국주재 미국대사에게 ‘엄정한 항의’를 제기하고 미국이 잘못을 시정하고 중국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유엔헌장’ 등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며 “그 목적은 중국의 국가주권과 영토ㆍ영공 안전을 보호하는 것으로 어떤 특정국가와 목표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유관 공역에서의 비행의 자유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이날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전날 공휴일(노동감사절)임에도 불구하고 요네무라 도시로(米村敏朗) 내각위기관리감(부장관급)을 총리 공저로 불러들여 대응책을 논의하고, 중국의 이번 조치가 ‘위험한 행위’로 단정하는 한편, “일본 고유 영토인 센카쿠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항의했다. 일본은 이와 함께 중국 조치에 대응해 정보수집과 센카쿠 주변 경계·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역시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을 통해 일제히 성명을 내고 중국을 비판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중국의 행위는 지역 긴장과 충돌 위험성을 높인다”며 “중국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중ㆍ일 군사충돌 가능성 현실화=미국과 일본이 이처럼 강력하게 반발하고, 중국이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는 것은 동북아를 중심으로 신(新)안보선이 재설정되고 있는 국제정세와 관련이 있다. 게다가 중국과 일본의 해상충돌 가능성은 단순히 ‘설전’을 넘어 현실화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지난해 9월 노다 요시히코 일본 민주당 정권의 센카쿠 국유화에 맞서 센카쿠 5개 섬에 영해기선을 선포한 이후 주변 해역에 중국 함선을 진입시키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국의 무인항공기 발진에 일본 자위대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하는 등 해상충돌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외교전문가는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과의 신형 대국관계를 긴밀히 하려는 국면에 있다”며 “이번 조치는 공세적으로 영토 문제에 있어서 여려가지 의도가 함축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중국의 조치는 권력이양 과정에서 내부를 공고화하고 민족주의와 군부를 달래기 위한 필요성도 있는 것 같다”며 “중국이 단기적으론 강경책을 밀고 나갈 것으로 보여 미국과 일본으로선 중국의 의도에 혼란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군사 전문가도 “중국과 일본이 교류나 상호의존도가 커 전면전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방공식별구역 등에서의 군사활동이 국지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해양대국을 발판으로 동북아의 패권을 넘어 ‘국제굴기’로 나서려는 중국의 정책과 미국과 일본 중심의 아시아 재편정책은 충돌할 수밖에 없어 해상 무력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대원ㆍ원호연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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