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단군 이래 최대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 차기전투기(F-X) 사업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A를 수의계약 구매하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혔다.

군 당국은 22일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가 참여하는 합동참모회의를 열고 작전요구성능(ROC)과 구매 대수, 전력화 시기 등 차기전투기 소요를 결정한다고 21일 밝혔다.

공군은 차기전투기 사업과 관련해 전투기가 레이더에 잡히는 크기인 ‘레이더 반사 면적’ 수치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등 강화된 스텔스 성능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전자장비 요건과 특히 스텔스 성능 조건을 이전보다 강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F-35A와 함께 차기전투기 사업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던 미국 보잉사의 F-15SE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는 스텔스 성능에 발목 잡혀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록히드마틴의 F-35A만 남게 돼 수의계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차기전투기 사업이 F-35A로 가닥이 잡힌 것은 지난 9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산정된 ‘F-15SE 차기전투기 기종 선정안’이 부결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당시 국방부는 북한의 핵 등 비대칭 위협, 최근 안보상황 등과 함께 세계 항공기술의 급속한 발전 추세를 부결 이유로 들어 스텔스 성능이 핵심 요건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F-35A의 경우 미국 정부와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이 적용되는데다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면서 핵심기술 이전이나 절충교역에서 다른 기종에 비해 불리함을 감수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입 대수와 관련해서는 공군이 종전과 같은 60대를 요청했으나 8조3000억원이라는 총사업비 증액이 어렵기 때문에 30~40대로 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군 소식통은 “조만간 노후전투기인 F-4와 F-5의 퇴역으로 적정 전투기 보유 대수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도래하게 된다”며 “대수를 줄일 경우 수의계약 과정에서 협상력이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합동참모회의 이후 60대를 분할 구매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은 내년부터 체계개발이 시작될 전망이다.

군 다욲은 “한국형 전투기 사업은 장기소요로 예산만 반영돼 있다”며 “합동참모회의에서 중기계획으로 전환하면서 탐색개발 결과를 반영해 KF-X의 ROC와 전력화 시기 등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