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금리인하 시기·강도 조절 필요성 커져
변수는 부동산…자칫 집 값 폭등 재연될 수도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은행의 ‘8월 금리인하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선제적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회의론도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변동성 확대에 직면한 시장은 6일 통화당국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대한 기존 전망을 수정하고 나섰다. 미국 실업률이 예상치를 웃돌고 경기침체 우려가 대두하자, 보다 강도 높은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한은의 8월 인하 가능성도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거론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빅컷 확률을 89.5%로 반영했다.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하에 대한 언급을 이어갔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방송에 출연해 “경제가 둔화하는데도 제약적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었을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경제 상황이 체감 수준으로 악화되면 연준이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일단 침묵했다. 전날 한은은 내부적으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도 바깥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전날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소집하고 메시지를 내며 발 빠르게 움직인 금융당국과 대비된다.
일시적인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가 큰 틀의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할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한 가운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모양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의 폭락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제 기초체력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스피가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은 단기적인 투자 심리 위축의 문제일 수 있다는 인식이다.
아울러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최근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여기에 최근 집값 상승과 맞물려 가파르게 늘고 있는 가계부채도 한은이 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서두르기 부담스러워하는 변수다.
한국부동산원은 7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주보다 0.28% 상승해 19주 연속으로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15조7383억원으로, 한 달 사이 7조1660억원이 불어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면서도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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