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주 여부 착각 부적격 사례 많아
청약자격기준은 입주자모집공고일
주문경 한국부동산원 청약운영부장은 ‘부동산360’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억대 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아파트 당첨을 놓치는 부적격 사례와 관련해 “세대주 여부를 착각하거나 해당 지역 거주기간 충족이 안 되는 부분 때문에 부적격 받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부동산360 유튜브채널 갈무리] |
“‘부적격은 복잡한 유형, 어려운 사유 때문에 될 거야’라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자료를 살펴보면 정말 단순한 사유 때문에 부적격되는 안타까운 분들이 훨씬 많으세요. 세대주 여부를 착각하거나 해당 지역 거주기간 충족이 안 되는 부분 때문에 부적격 받으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시세 대비 수억원 낮은 ‘로또 아파트’가 분양시장에 나왔다고 해서 무작정 청약에 나섰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부적격 당첨에 해당되면 저렴하게 내집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데다 재당첨 제한까지 받게 된다. 청약 신청에 앞서 해당 공고에 접수할 자격이 되는지 요건부터 꼼꼼히 따져야 하는 이유다.
이른바 ‘10억 로또’로 불리는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가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분양에 돌입한 가운데 31일 헤럴드경제 투자·재테크 전문 콘텐츠 부동산360 유튜브 채널에서 주문경 한국부동산원 청약운영부장을 만나 ‘슬기로운 청약생활’을 위한 주의사항을 살펴봤다.
▶세대주 여부·거주기간 체크는 기본...입주자모집공고일이 기준=주 부장은 부적격 당첨 사례 중 세대주 여부·해당 지역 거주기간 불충족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그는 “무주택 기간 또는 부양가족 수를 잘못 산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건 사실 특정 유형에만 국한되기 때문에 비율이 그렇게 크지 않다”며 “실제로 (부적격 결과를) 열어보면 대부분 세대주, 그리고 해당 지역 거주기간 충족을 못한다”고 말했다.
이런 실수가 나오는 가장 주된 원인은 청약 자격요건 판단 기준일에 대한 혼동 때문이다. 언제부터 청약 요건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지는 많은 청약자들이 헷갈려 하는 부분이다. 청약 접수일을 기준일로 생각하는 청약자들이 있지만 ‘입주자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신청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주 부장은 “보통 청약 소식을 듣고 청약홈에서 공고문을 다운받아서 보는 청약 신청자들은 청약신청일자만 보곤 한다”며 “공고일과 청약 신청일 사이에 주민센터에 가서 세대주로 바꿔놓고 신청을 하시는데 당연히 부적격이다. 공고일 기준으로는 청약자가 세대주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당 지역 거주기간 불충족의 경우 불연속적인 거주기간을 합산해 부적격 처리되곤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례로 서울에 2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면 이를 연속해서 채워야 한다. 그런데 중간에 잠깐 경기도에 거주했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온 청약자 중 경기도 거주 기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을 합산해서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민등록초본을 떼어보면 알 수 있지만 그냥 신청했다가 다른 부적격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당첨 후 계약을 못하게 된다”고 했다.
청약홈에선 이 같은 사유로 부적격 당첨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약 접수 시 관련 기준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주 부장은 “청약홈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 동의를 하면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초본, 대법원 가족관계증명서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가져와 공고일 기준으로 세대주가 맞는지, 거주기간이 되는지 계산해 화면에 표출한다”며 “올해부터는 연계하는 정보의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무순위여도 규제지역은 재당첨 제한...계약취소주택 유형 확인해야=지난해 2월부터 무순위 청약 무주택자·거주요건이 폐지되고 주택 수에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해지면서 ‘일단 넣고 보자’는 묻지마 청약 분위기가 일부 선호지역 위주로 이어지고 있다. ‘흑석자이’ 무순위 경쟁률이 약 83만대 1까지 치솟는가 하면 이달 진행한 ‘DMC한강자이더헤리티지’는 전용면적 84㎡ 1가구에 16만3731명이 몰리기도 했다.
주 부장은 이러한 무순위 청약 시 규제지역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누구든 한 번은 넣어보셨을 것 같은데 무순위 묻지마 청약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통장이 필요 없고 신청자격이 필요 없어 내집마련을 위한 좋은 기회일 수 있지만 무순위라고 다 같은 무순위가 아니라는 걸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순위 청약은 보통 당첨 후 입주까지 기간이 짧아 금액 마련을 못 하면 포기하는데 규제지역에서 당첨된 경우 무순위라고 해도 주택법상 당첨자 관리를 한다”며 “청약홈에서 명단 관리가 돼 향후 10년 동안 재당첨 제한을 받는다”고 했다.
또한 주 부장은 무순위와 계약취소주택의 혼동을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전했다. 그는 “소위 ‘줍줍’이라고 얘기를 하는 게 무순위와 계약취소주택 재공급으로 두 가지”라며 “둘 다 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건 동일하지만 계약취소주택은 취소된 유형 그대로 재공급을 한다”고 말했다. 무순위 주택의 경우 별도의 신청 제한 및 자격 요건이 필요없지만 계약취소주택은 최초에 계약된 유형이 그대로 적용돼 요건 확인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세대원까지 모두 결격사유 없어야...청약홈서 청약 제한사항 확인=이런 가운데 올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에서 ‘메이플자이’를 시작으로 ‘청담르엘’, ‘디에이치방배’, ‘래미안원펜타스’ 등 대어급 재건축 단지가 줄줄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청약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규제지역인 만큼 청약에 있어서도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 부장은 규제지역 청약에 앞서 ‘나만 결백하다고 해서 끝까지 갈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는 마음가짐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나만 결격사유가 없어도 당첨은 될 수 있지만 계약까지 갈 순 없다”며 “나와 세대구성원 모두가 결격사유가 없어야 하는데 (청약자들이) 이걸 잊어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약은 항상 나와 세대원이 같이 움직인다고 생각해야 실수를 안 한다”며 “규제지역은 인기 단지라 당첨도 어려운데 계약까지 못 가면 너무 억울하다. 세대원 면면이 청약 결격사유가 없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고은결·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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