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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흙탕에서 왕관 찾았다”…스펙타클로 압도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나폴레옹’
리들리 스콧 감독이 그린 ‘나폴레옹’
지략가 카리스마·조제핀 향한 사랑
전투 장면 백미…웅장한 스케일로 압도
[소니픽쳐스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기습이 내 장점이지만 난 대포로 승부를 볼거야.”

프랑스의 한 포병 장교는 툴롱 전투를 앞두고 이렇게 결심한다. 프랑스 혁명 초기 항구 도시인 툴롱에선 혁명을 주도하는 공화파와 이를 저지하려는 왕당파 사이에서 대치가 벌어졌다. 왕당파는 영국 해군에게 프랑스의 주요 해군 기지인 툴롱을 맡긴 상태였다. 공화파는 툴롱을 탈환하기로 맘 먹는다.

포병 장교는 전투에 앞서 고철로 박격포를 대거 제작해 툴롱으로 향한다. 영국 해군이 툴롱 인근 요새에서 노래를 부르며 쉬고 있던 어느 날 밤, 포병 장교는 박격포를 기습적으로 퍼붓는다. 그리고선 단번에 툴롱을 탈환한다. 그는 이 공로로 준장으로 진급한다. 이 인물이 바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다. 그는 당시 24살에 불과했다.

나폴레옹은 이 전투를 시작으로 승승장구하기 시작한다. 그는 이후 막강한 권력을 쥐게 된 스스로에게 황제라는 칭호를 내린다. 그는 대관식에서 왕관을 직접 집어 들어 머리에 쓴다. 그리곤 이렇게 말한다.

“저는 진흙탕에서 왕관을 찾았습니다. 칼 끝으로 왕관을 씻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왕관을 제 머리에 썼습니다.”

[소니픽쳐스 제공]

영화 ‘나폴레옹’은 스스로 황제가 된 영웅 나폴레옹과 황제가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여인 조제핀의 스펙타클 한 일대기를 그린다. 영화는 ‘아메리칸 갱스터’, ‘글레디에이터’, ‘마션’ 등으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이자 ‘조커’, ‘보 이즈 어프레이드’ 등으로 연기력을 증명한 호아킨 피닉스의 주연작이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이미 외화 전체 중 예매율 1위를 달성하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먼저 장군 출신 황제이자 전쟁 영웅이자 쿠테타의 주역인 나폴레옹의 군사 전략적인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조명한다. 이는 나폴레옹의 인생을 좌지우지 했던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툴롱 전투를 비롯해 아우스터리츠 전투, 쿠테타, 이집트 원정, 워털루 전투 등이 대표적이다.

[소니픽쳐스 제공]
[소니픽쳐스 제공]

영화의 백미는 각종 전투 장면이다.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투 장면은 엄청난 스케일과 실감나는 연출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웅장한 음악은 덤이다. 특히 적군들을 얼어붙은 호숫가로 유인한 뒤 대포로 수장시키는 아우스터리츠 전투 장면은 군사 전략가로서 나폴레옹의 면모를 부각시킨다.

나폴레옹의 대관식도 대중에게 잘 알려진 그림인 자크루이 다비드의 작품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과 매우 흡사하게 연출됐다.

[소니픽쳐스 제공]

영화의 또 다른 축은 나폴레옹이 지독하게 사랑했던 첫째 아내 조제핀(바네사 커비 분)과의 복잡미묘한 관계다. 나폴레옹은 자녀가 둘 딸린 조제핀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해 결혼하는데 성공하지만 조제핀은 정작 결혼초 딴 남자에게 맘을 둔다. 나폴레옹은 전투에 나가 있어도 조제핀에게 편지를 쓰며 그녀를 갈구한다.

시간이 흐른 뒤 이들의 관계가 안정을 찾는 듯 하지만 조제핀이 후계자를 낳지 못하면서 이들은 이혼 압박에 시달린다. 이들은 결국 “두 사람의 결혼이 프랑스의 번영에 장애물이 된다”며 눈물의 이혼을 하게 된다. 이후 나폴레옹은 대를 잇고자 오스트리아의 황녀와 정략 결혼한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계속 조제핀을 찾으며 관계를 유지한다. 나폴레옹이 유배지에서 숨을 거둘 때도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프랑스, 군대, 조제핀”이었다.

[소니픽쳐스 제공]

영화는 세련된 연출과 함께 피닉스과 커비의 열연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피닉스는 장군으로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동시에 사랑하는 여자 앞에선 어쩔 줄 모르는 인간적인 면모를 현실적으로 그린다. 커비는 당대 최고의 미인이었던 조제핀 답게 화려함과 아름다움으로 압도한다. 동시에 나폴레옹을 당차게 상대하는 여유도 잊지 않는다.

다만 영화의 런닝타임이 2시간 38분에 달해 일부 관객들에겐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유럽 역사나 전쟁 영웅의 일대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짧은 시간일 수 있다.

6일 개봉. 158분. 15세 관람가.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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