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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터리 지각변동] ‘슈퍼 乙’ K-배터리 누적수주 1000兆…소재·수율·인력 ‘충전 중’
LG엔솔 수주잔고 600조·스마트팩토리 구축 집중
SK온 340조·삼성SDI 160조 전망…신규 고객 확보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 체결·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LG에너지솔루션-GM 오하이오 얼티엄셀즈 1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슈퍼 을(乙)’로 부상하고 있다. 고품질의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전통적인 갑-을 관계로 인식됐던 완성차-부품사의 관계가 보다 장기적인 협력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4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3분기 말 수주잔고는 1000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수주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말 수주잔고는 600조원가량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2020년 5월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을 설립한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꾸준히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미시간주 단독 공장과 오하이오주 GM 합작 1공장은 이미 가동을 시작했다. 테네시주 GM 합작2공장,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미시간주 GM 합작3공장,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 및 애리조나주 단독 공장도 건설 중이다.

포드와 SK온의 미국 테네시주 합작공장. [포드 제공]

SK온의 수주잔고는 340조원으로 예상된다. SK온은 2021년 5월 포드와 블루오벌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발표하고, 켄터키·테네시주에 총 129GWh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과도 35GWh 규모의 북미 JV를 맺었다.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사도 확대 중이다.

삼성SDI의 수주잔고는 16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5월 스텔란티스와 북미 JV 설립을 발표하고, 같은해 9월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다. GM과도 미국에 30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짓기로했다. 삼성SDI는 볼보, 스텔란티스, BMW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향후 물량 증대가 기대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과 JV 설립으로 수주잔고가 쌓여도 주요 소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배터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예상 수주잔고 기준 소재별 시장 규모는 양극재 440조원, 음극재 88조원, 분리막 66조원, 전해액 3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경기 수원 삼성SDI 연구소 전경. [삼성SDI 제공]

국내 배터리 3사는 배터리 원가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 확보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양극재는 용량과 출력 등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한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기업들과 중장기 공급 계약 시스템을 체결하고, 장기 관계를 맺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얼티엄셀즈는 최근 포스코퓨처엠과 9년간 13조1800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양극재의 중장기 공급 계약 흐름이 음극재, 분리막 등 타 소재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최근 미국 광물개발 기업 웨스트워터와 음극재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향후 3년간 웨스트워터로부터 음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공장에 투입, 함께 성능을 개선한다. 음극재는 배터리 수명, 충전 속도 등을 좌우한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수율 증대,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추진 중인 ‘스마트팩토리’가 대표적이다. 권 부회장은 전 세계적로 공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전격 도입해 수율 안정화와 기술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5박7일 일정으로 직접 미국을 방문 스마트팩토리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주재원 및 GM 관계자들과 소통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단독 1·2 공장 수율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올해 들어서는 ‘코발트 프리’ 배터리 개발에 성공하는 등 기술 개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원형 46파이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 가동을 통해 차세대 전지 시장을 선도한다는 포부다.

3사는 인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학이나 연구소와 산학협력하거나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식으로 우수 인재를 육성 중이다. 배터리 3사 직원 수는 2021년 말 2만2391명에서 작년 말 2만5996명으로 1년 새 3605명 증가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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