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유기동물 입양 늘었다…치료비 2년 평균 78만원[머니뭐니]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
2030세대, 유기동물 입양문화 확산
1개월 이상 고민 후 입양 늘어
반려견, 주중 58분·주말1시간23분 실외활동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매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20~30대를 중심으로 동물보호센터나 유기동물을 직접 구조하는 등 유기동물 입양 문화가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완견·애완묘에서 반려견·반려묘라는 개념으로 확장되면서 반려동물 입양부터 장례까지 관련 문화도 점차 성숙해지는 중이다. 치료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반려가구들은 2년간 연평균 78만7000원을 반려동물을 위한 치료에 썼다.

KB금융그룹은 반려동물의 첫 맞이 과정부터 양육, 장례까지 전생애에 걸친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한 필수 조건들을 담은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는 2022년말 기준 약 552만가구로 2020년 말에 비해 약 2.8%가 증가했다. 반려가구는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하고 반려인은 1262만명이다.

▶반려동물 맞이 ‘친구·지인’ 많아…점차 늘어나는 유기동물 입양= 분석 결과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하는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33.6%로 가장 많았다. 특히 20~30대에서는 ‘동물보호센터를 통해서 맞이했다’와 ‘유기동물을 직접 구조했다’라고 답변한 비중이 증가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기동물 입양 문화’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려동물을 맞이하기로 결정하는데 ‘1개월 이상’ 생각했다는 응답 비중은 전체 ‘반려가구’의 34.5%였다. ‘1개월 이상’이 소요된 이유에는 ‘책임지고 잘 키울 수 있는지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1.0%로 가장 높았다.

또한 반려가구 중 67.3%는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만족한다’고 생각했으나, 타인에게 반려동물 양육을 ‘추천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오히려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반려가구’가 가족의 일원인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반려가구 중 반려동물 입양 준비가 ‘충분했다’라고 생각한 경우는 28.4%에 불과하였으며, 반려동물 입양 준비를 돕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반려인 자격시험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49.2%에 이르렀다.

한편 반려가구는 하루 평균 주중 58분, 주말 1시간 23분을 반려견과 운동, 산책, 외출 등 실외 활동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실외 활동을 하는 경우는 주중 21.7%, 주말 41.3%로 주말이 월등히 많았다. 반려견을 양육하는데 산책이 필수라는 인식이 퍼지는만큼 실외활동을 하는 양육자가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려묘가구는 하루 평균 주중 1시간 7분, 주말 1시간 52분을 반려묘와 실내 놀이로 시간을 보냈다.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실내 놀이를 하는 경우는 주중 28.9%, 주말 43.5%로 역시 주말이 많았다.

▶반려가구 관심사는 역시 건강, 치료비 연평균 78만7000원 =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해 ‘반려가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반려동물 건강 관리’(55.0%)였다. 이밖에 반려동물 식사나 거주환경 등 ‘반려동물 양육’(38.8%)과 ‘반려동물 외출’(27.0%)이 그 뒤를 이었다. ‘반려동물 건강 관리’와 관련해서는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 방법’(68.6%)과 ‘질병 진단 후 케어 방법’(55.7%)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또한 지난 2년간 반려동물을 위해 치료비(사고나 상해,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값의 합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반려가구’는 전체 ‘반려가구’의 73.4%였다. 이들은 2년 연 평균 78만7000원을 지출했다. 정기검진이나 장비를 사용한 ‘정기/장비검진’에 대한 지출이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온라인상에서 수의사와 1대 1 채팅을 통해 상담할 수 있는 ‘원격의료상담’과 수의사와의 온라인 화상상담 및 진료를 통해 약 처방까지 받을 수 있는 ‘원격진단 서비스’ 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반려가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향후 이 분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려동물의 양육비, 치료비 등 생애비용 지출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에 대한 준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별도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 ‘반려가구’의 21.5%에 불과했다. 또한 ‘반려가구’의 89%가 반려동물보험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가입한 ‘반려가구’는 11.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월보험료가 부담된다’(48.4%), ‘보장범위가 좁다’(44.2%) 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반려가구 64%는 화장 후 장묘시설 이용 생각 = 반려동물의 장례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음을 맞이하면 ‘직접 땅에 매장’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반려가구’의 상당수(64.5%)는 화장 후 수목장, 메모리얼스톤, 봉안당 안치 등 화장 후 장묘시설 이용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의 반려동물 양육 문화도 함께 발전하며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동물 유기 확산 방지를 위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유기동물 입양 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반려동물의 전문적인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원격의료상담 서비스’, ‘원격진단 서비스’ 실시 등 제도적인 변화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행된 보고서는 지난 2월 15~5월 3일까지 2차례에 걸쳐 일반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 심층면접(FGI)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lu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