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대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측
반등장 속 일종의 숨고르기 장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올해 1월 17억 9500만원 까지 떨어졌던 전용 76㎡가 지난달에 21억 300만원에 거래가 됐어요. 한 달에 1억원씩 호가가 오르다 보니 소비자들도 주춤하는 분위기입니다”(은마아파트 A공인 관계자)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속 급증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급매물이 소진되며 거래량이 주춤한 모양새다. 거래가 좀 살아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빠르게 올렸고, 매수자들이 투자에 신중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등장에서 일종의 숨 고르기가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100건으로 파악됐다. 거래 후 신고 기한이 1달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보다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2월 거래량이었던 2462건보다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더구나 이 가운데는 공공임대 매입 건수도 포함돼 있다. 자치구별로 은평구에서 거래량이 331건까지 올랐는데, 이는 SH가 ‘역세권 청년주택’(공공임대)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조동의 ‘호반베르디움스테이원’ 252가구를 한꺼번에 매입한 경우다. 실수요자들의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거래량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558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그후 매달 731건→835건→1417건→2460건으로 늘었다. 정부는 올해 1월 3일 부동산 대책으로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고 이후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청약 제도도 개편에 나선 바 있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9911건으로 한달 전(5만 6587건)보다 5.8% 늘어났다.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며 집을 비싼 값에 내놓는 주인들은 많아졌지만 수요는 매물의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했단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84㎡가 21억 전후로 활발히 거래되던 것이 가장 싼 호가가 22억원을 넘자 문의가 잠잠해졌다”면서 “여전히 급매물을 찾는 문의만 활발하다”고 했다.
아파트 거래량이 다시 주춤해지는 데는 소비자들의 경기침체 우려가 큰 탓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시 시작된 동상이몽 시장 상황”이라며 “매도자들은 거래가 늘자 호가를 올리며 가격 상승을 예측하는 반면 매수자들은 여전한 고금리와 역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가격하락을 예측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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