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의회, 은행 청문회서 ‘네 탓’ 공방
공화 “규제당국, 수레 위서 낮잠”
민주 “은행 경영자들 거만·탐욕”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금융 불안을 촉발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을 논의하기 위해 28일(현지시간) 연 청문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위기 원인과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금융당국은 강도 높은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이날 양당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SVB와 시그니처은행 경영진을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의 셰로드 브라운 은행위원장은 “(은행 경영자들은) 거만하고 탐욕스러웠다”고 직격했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경영 실패를 강도 높게 성토했다. 다만 무게 중심은 어째서 규제당국이 이들 은행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통제에 실패했는지에 맞춰졌다. 팀 스콧 공화당 의원은 “규제 당국이 수레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과 마틴 그루언버그 연방예금보험공사(FIDC) 회장 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완화된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 부의장은 자본 및 유동성 강화 기준을 자산규모 1000억달러 이상 은행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 파산과 관련해 규정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루언버그 회장 역시 “SVB파산 사태로 자산규모 1000억달러 이상 대형은행이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드러났다”며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25만달러까지인 FICD의 예금 보호액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규모 500억달러 이상 은행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도드-프랭크법을 2010년 제정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시기인 2018년 기준을 2500억달러로 완화했다. SVB의 자산규모는 2110억달러로 새 기준에 따라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넬리 량 재무부 차관은 “오늘날 은행이 직면한 위험과 문제에 현재 은행 규제와 감독이 적절한지 확인해야 한다”며 앞으로 제안될 규제안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은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날 존 케네디 공화당 의원은 연준이 2022년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에 금리 급등 시나리오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규제 강화요구를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가는 대신 콜레라 검사를 받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의 스콧 의원 역시 “분명한 경고 신호를 무시해 놓고 어떻게 의회에 더 많은 권한을 달라고 정색하고 요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