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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연준 부의장 “SVB 뱅크런 심각했다…예금 80% 인출 위기”
마이클 바 부의장, 상원 청문회서 연준 책임론 해명
본인은 SVB 사태 파악 늦었다 시인…조직적 실패는 아냐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최근의 은행 실패와 규제당국의 대응을 조사하기 위해 열린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28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마련된 청문회에 출석해 SVB의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이 예상보다 심각해 예금의 80%가 인출될 위기에 놓여있었다고 밝혔다.

CNBC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바 부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SVB 파산 사태에 대한 증언을 이어갔다. 바 부의장은 SVB를 둘러싼 감독·규제 문제에 대한 연준의 내부 평가를 총괄하고 있는 인사다.

그는 지난 8일 처음 SVB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직후 연준은 숨가쁘게 대응해왔다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사실은 9일 하루 SVB 고객들이 인출한 예금은 420억달러(54조5580억원) 규모라는 것이다. 그런데 바 부의장은 “그 다음날인 10일 아침 SVB는 고객들 요청에 따른 예금 인출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우리에게 알렸다”며 “그 규모는 총 1000억달러(129조9000억원)였다”고 전했다.

바 부의장은 “연준 직원들은 9일까지만 해도 SVB를 구제하기 위해 24시간 근무하며 연준 할인창구에서 수십억달러를 추가로 빌려갈 수 있는 충분한 담보를 찾고 있었지만 1000억달러 인출의 벽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따라서 연준으로선 10일 SVB를 파산시키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틀 만에 1420억달러가 은행 밖으로 나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1420억달러는 지난해 말 기준 SVB 총예금 1750억달러의 81%에 달하는 수치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어째서 규제당국이 이들 은행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통제에 실패했는지 성토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팀 스콧 공화당 의원은 “규제 당국이 수레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 부의장은 당국은 이미 2021년 이미 SVB에 고금리 상황이 올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험 경고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은행”이라며 연준 책임론을 불식시키려 시도했다.

바 부의장은 본인이 SVB 사태를 뒤늦게 파악했음을 인정했다. 지난 2월 중순 연준 스태프가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젠테이션를 하던 도중에 금리상승 관련 리스크가 높아진 SVB를 주시하게 됐다며 그 때가 처음으로 SVB의 금리 리스크에 관한 브리핑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고한 스태프는 이전부터 SVB 금리 리스크와 유동성 관리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고 2021년 11월에는 SVB에 직접 개선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바 부의장은 “2021년 11월 당시 높은 금리가 SVB 대차대조표에 미칠 위험을 경고했지만, SVB는 그 우려를 적시에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해당 스태프는 2022년 중반엔 SVB의 경영에 결함이 많다고 보고 합병과 인수를 통해 사업 내용을 확대하는 걸 금지했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엔 이 스태프가 직접 SVB 최고재무책임자에 이런 문제점들을 전달하고 그 다음달 경영진에도 다시 주의를 환기했다고 밝혔다.

바 부의장은 이 사실을 강조하며 연준은 제 역할을 했으며 SVB의 붕괴 원인은 내부의 부실 경영 때문임을 짚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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