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영토에 불시착한 北 추정 드론. 합참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국가중요시설 최고 등급인 제주국제공항에 드론이 추락했음에도 당국은 이를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제주서부경찰서와 제주지방항공청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지난 13일 오후 2시쯤 공항시설 안전 검사를 하던 중 국내선 여객선터미널 옥상에서 드론 1기를 발견해 제주항공청에 통보했다.

드론이 발견된 국내선 여객선터미널 옥상은 관제사 지시에 따라 이·착륙 또는 이동해야 하는 제주공항 '관제공역'이자, 항공기 교통안전을 위해 비행이 제한되는 '통제공역'이다.

항공안전법에 따라 비행제한구역 중 공항 중심에서 반경 3㎞∼9.3㎞ 이내에서 드론을 비행하려면 '비행 승인신청서'를 제출해 항공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공항 반경 3㎞ 이내에서 비행하려면 항공청과 사전 협의를 거쳐 허락을 얻어야 한다.

제주항공청 측은 이 드론이 풍광을 촬영하다가 제주공항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드론은 관제 협의를 받지 않았다. 공항공사 측도 드론을 발견하기 전까지 드론 비행이나 추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공항에 드론이 무단으로 침입해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청은 지난 24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제주항공청장은 "관계기관과 확인 결과 이번에 발견된 드론은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 소형 드론으로, 테러 의도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드론 소유자가 관제 협의를 받지 않았던 만큼 수사 의뢰를 하게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수사관을 배정하고, 곧 문제의 드론을 공항에서 가져 와 비행 기록 등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