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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가 새 예배당 지어달래요”…재개발 조합원 수난시대 [부동산360]
북아현2 총회, 사업비 증액 안건 올릴 예정
공사비·기간 늘며 사업장 곳곳 비용 부담 ↑
구체적 산출 내역 없어 조합원 불만 늘기도
“빠른 사업 위한 구성원 간 의견 일치 중요”
15일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은 총회에 건축시설 공사비 증액이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최근 조합원들이 받아본 총회 책자에는 공사비가 2022년도 3.3㎡당 490만원에서 2023년도 610만원으로 증액한다는 안건이 기재됐다. 이에 따라 전체 총사업비는 지난해 약 9681억원에서 올해 1조1221억원으로, 1500억원(16%)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구리시 수택E구역재개발조합은 수택동 소재 교회 철거와 관련해 논쟁이 격해지고 있다. 해당 교회가 종교 부지 및 향후 건축한 건물을 양도해 달라고 요구한 사항이 조합총회에 안건으로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조합 내에서는 이주 지연을 우려해 교회와의 합의안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 시간을 끌지 말고 교회 철거 강제집행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 등이 엇갈리고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양측 모두 사업 기간 지연으로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한파 속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의 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입주권 프리미엄이 하락하고 있는데, 원자재 및 금리 인상 등에 공사비와 공사기간은 늘며 추가 분담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관리처분인가가 임박한 한남3구역의 매물이 늘며 다른 정비사업지의 매물 가격 프리미엄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하락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억원에 달했던 한남3구역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올해 들어 7억원대까지 호가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황은 이런데 조합원 부담은 연일 급증하고 있다. 특히 조합 집행부가 제대로 된 공사비 산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거나, 시공사나 이해관계자 등 요구를 검증 없이 수용하며 '깜깜이 증액'에 나서는 데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사업장의 조합원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산출 내역, 추후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금액만 안건으로 올려 표결에 부치는 데 대한 거센 반발도 나온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상승률분과 제73조에 따른 손실보상금액을 제외하고 정비사업비가 100분의 10 이상 늘어나는 경우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비용 절감에 대한 원성이 커지다 보니, 아예 옵션을 줄이거나 이주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 내 한 재개발 사업장의 조합장은 “우리 사업장도 시공사가 자재비, 인건비 등 상승으로 공사비를 3.3㎡당 470여만원에서 620만원으로 올려 달라는데 조합원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3.3㎡당 600만원 밑으로 내리기 위해, 무션 옵상이었던 스타일러, 건조기 등 가전제품을 다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도 너무 높아 이주 가기도 부담스럽다. 이주 비용이 3000억원 이상 예상되는데, 지금은 대출 이자가 7% 정도”라며 “시공사도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라, 이주는 내년으로 미루기로 서로 사실상 합의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합 내에서도 최근 사업비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 어느 정도 적정선을 찾기 위한 의견 합일이 관건으로 꼽힌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결국 정비사업의 수익성은 사업 기간과 직결되므로 사업 주체가 신속하게 움직이고 구성원 간 의견 일치가 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다만 사업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과 욕구들이 쏟아지다 보니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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