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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서 백제 한성기 ‘한지붕 여러 돌무덤’ 확인
다곽식 적석분..4~5세기 지방 호족 추정
초기 백제와 후기 마한의 경계, 시사점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종시에서 백제 한성기에 조성된 거대한 다곽식 적석분(하나의 돌봉분 아래 여러 돌무덤)이 확인됐다.

다곽식 적석분은 하나의 무덤 봉분 안에 다수의 매장시설(시신안장시설)을 둔 방식이고 적석분은 돌을 쌓아 만든 무덤을 말한다. 백제 한성기는 백제가 건국된 이래 수도가 한성에 있었던 475년까지의 시기이다.

세종시에서 발견된 한성백제 지방 유력자 추정 무덤은 하나의 돌봉분 아래 여러 무덤이 있는 다곽식적석분이다.

문화재청과 세종시, 조사기관인 재단법인 한얼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시작해 최근 발굴이 끝난 ‘세종 스마트그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부지 내 유적’에서 고분의 추정 진입로와 집터 등 40여기의 유구가 확인되었다고 22일 밝혔다.

매장시설과 부장품, 출토된 유구 등으로 미루어 보아 고분은 4~5세기경(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것으로 파악되며, 이를 통해 지역의 유력한 지방세력이 존재하였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한편, 당시 고분 축조를 위한 토목기술 및 묘역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세부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이같은 양식은 한성백제의 중심인 서울 석촌동, 가락동 등지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당시 호남지역에는 마한의 후예들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상태였고, 백제 전기인 한성백제와 마한 후기의 경계가 모호했으나, 이번 발굴로 미뤄 한성백제가 이미 충청남부 지역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서울 경기에도 구삼국 즉 마한의 유적이 발굴되기도 했다.

향토사학자들은 완주(온주-완산-전주 포함),나주 등지에는 백제 중심세력과 자주권을 갖고 있던 호남세력 간 정권교체기 갈등과 통합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다고 전한다.

산동성 등 동북아 대륙 동쪽 동이9족(퉁구스) 영역에 백제의 ‘제’(BC1046~AD782)를 쓰는 나라가 있었듯이 초기백제와 22담로, 마한제국에 대한 연구는 현재 문화재청이 중장기 과제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참고로, 제나라는 오랜기간 화하족(중국 주류)과는 별개의 문화로서, 다양한 형태로 명맥을 유지했으며, 고구려-백제 유민들이 정착했다가 다시, 묘족,라후족 등 미얀마-태국-베트남-중국 접경지역 등 대륙 곳곳으로 흩어지는 거점역할을 했던 곳이었음은 역사적 사실이다. 제나라 영역이던 곳에 현재 거주하는 주민들의 유전자는 한국과 더 많이 일치하는 점도 국제적으로 입증된 팩트다.

5개 무덤 중 1호분 석곽

발굴조사 결과, 주요 유구인 백제 한성기 고분 5기는 주변이 조망되는 해발 약 109m 높이의 구릉 정상부에 있었다.

구릉 정상부 중앙에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되어 있는 1호분은 봉분의 최대 규모가 직경 약 58m, 높이는 약 6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돌로 쌓은 거대한 봉분 내부에는 목곽 및 석곽 등 다양한 매장시설이 다수 설치되어 있다.

유적의 보존을 위하여 고분 내부조사를 완료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시설은 목관(부장품을 넣기 위한 나무 곽) 5기와 석곽 10기 등이며, 내부에서 크고 작은 항아리류와 개배(뚜껑이 있는 접시), 삼족기(발이 세 개 달린 그릇) 등 백제의 전형적인 토기들과 고리자루큰칼, 재갈, 화살촉 등 무기, 마구 등의 부장품이 출토되었다. 특히, 1호분 중 가장 규모가 큰 8호 석곽에서는 위세품인 금제가는고리귀걸이(금제세환이식) 한 쌍도 출토됐다. 위세품(威勢品): 왕이 지방세력의 수장에게 힘을 과시하고 세력권에 편입하면서 지방에 있는 수장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 하사하는 귀한 물품이다.

부장칸이 꽤 넓다.

1호분의 서쪽사면에 맞닿아 조성되어 있는 2~5호분은 직경 20m 내외, 높이 2.5m 내외의 작은 규모들로, 여러 겹의 돌로 쌓여진 1호분과 달리 흙을 이용해 봉분을 조성하고 소수의 매장시설(2~6기)을 갖추고 있어 1호분보다 낮은 위상을 지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릉의 남사면에는 구릉의 아래쪽에서 고분으로 올라가기 위한 추정 진입로가 확인되었는데, 약 50m 길이의 긴 도랑 내부에 돌무지시설을 한 형태이다. 그밖의 주변시설로는 의례를 위한 부속건물(1호 수혈주거지)과 제단으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확인되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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