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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 급히 팔았는데, 살집은 2억 올랐대요”…허탈한 갈아타기족 [부동산360]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1주택자 ‘갈아타기’ 수요↑
수도권 대단지 위주 급매 소진→호가 상승 양상
“매도·매수 시점 잘 맞춰야…상급지 회복세 빨라”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정보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 경기도 군포에 거주하는 A씨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역의 대장주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자 이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해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급하게 팔았다. 그러나 A씨가 자가를 내놓고 매수자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이 보고 있던 대장주 급매물은 사라지고, 호가도 2억원가량 올랐다. 계속되는 집값 하락세에 매매를 고려하던 급매물과 비슷한 가격대의 매물들이 또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는 A씨는 “살 수 있을 때 바로 계약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결국 A씨는 대장주 아파트 주변의 작은 단지 매물을 사들였다.

#. 안양시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B씨 또한 ‘상급지 갈아타기’를 위해 기존 아파트를 팔았지만 매수를 원하던 아파트 급매물이 사라져 고민이 깊어졌다. B씨는 “이미 아파트를 판 상황인데 중개업소에 매물을 알아보니 급매는 다 소진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B씨는 인근 아파트 월세를 살며 원하는 급매물이 나오기를 기다릴지, 전세를 살며 다른 신축아파트 청약을 노릴지 생각 중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 조치로 1주택자들의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나자 매수 주택과의 미스매치로 오히려 손실을 겪는 사례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 대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호가가 오르면서 A·B씨처럼 기존 주택 처분 후 난처해진 사례가 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하락장에서 기존 주택 매도 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다리면 이 같은 상황을 겪을 수 있다며 매도와 매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통상 갈아타기의 대상이 되는 상급지의 경우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기 때문이다.

주거선호도가 높은 상급지의 하락세가 완만해지는 양상은 부동산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2월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월보다 0.84% 하락했다. 여전히 하락세이긴 하지만 1월(-2.17%)보다 하락폭이 1.33%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국 아파트단지 중 시가총액(가구수*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시세를 이끄는 이른바 ‘대장주 아파트’들의 낙폭을 확인할 수 있어 가격변동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방보다 수도권, 수도권보다 서울, 강북보다 강남 등 똘똘한 한 채의 영향으로 상급지 회복세는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지금은 대출규제 완화로 1주택자들이 상급지로 갈아타기에 좋은 시장이긴 하다. 중요한 건 매도와 매수를 같은 날 동시에 해야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내 집은 팔았는데 사려는 게 오르면 이도저도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A·B씨 사례들은 본인 집을 팔고 다른 쪽에서 조금 더 빠지길 기대한 것”이라며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선 매도와 동시에 매수 계약금을 넣어야 되는 것이다. 또, 비슷한 매물이 항상 나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대체재 격의 매수 후보군도 여러 곳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내 집은 싸게 팔았는데 사려던 곳이 가격이 올랐다면 굉장히 불안해할 수 있다”며 “지금이 하락장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초조한 마음으로 추격매수를 할 것이 아니라 전세 혹은 월세로 살면서 목표로 잡아둔 가격대의 급매물이 다시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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