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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석유부국 UAE에서 꿈꾸는 지속가능한 발전

최근 ‘그린 셰이크’라고 불리는 UAE 토후국 왕족의 초청을 받아 사막캠프를 방문했다. 그는 화학을 전공하고 석유회사에 다녔지만 1990년대부터 환경을 지키는 계몽운동에 투신한 인물이다.

넓은 사막 한가운데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가족 및 손님들과 명상하고, 자원봉사자와 손수 쓰레기를 줍고, 젊은이와 모든 인류가 함께하는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에게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발전과 이윤 창출만이 전부일 것 같았던 석유부국 UAE에서도 환경과 인류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을 느낀 순간이었다.

UAE는 세계 6위 산유국에 해당하지만 드물게 석유산업 이외의 산업다각화를 이뤄낸 국가다. 부르즈할리파 등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한 MICE산업, 원자력과 태양광 등 신에너지믹스 구축, 에너지를 활용한 금속제련 등을 통해 발전신화는 이어지고 있다. 이런 성과는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다. UAE는 국토 80%가 사막인 물 부족 국가며, 총인구 1000만명 중 내국인은 10%에 불과하다. 석유 시대의 종언 앞에서 부존자원과 재정자산을 총동원하고, 엑스포와 COP28 등 국제 이벤트를 개최하는 부흥 노력을 펼친 덕분이다.

한편 UAE는 지난 1월 대통령 순방 시 대(對)한국 300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 투자를 공동 발표했다. 2009년도에 수주한 사상 최대 프로젝트인 UAE 원전건설이 186억달러 규모다. 이번은 그 이상의 협력 및 재정투자가 예상된다.

UAE는 올해 청정에너지 관련 미국에 2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 인도와 환경 분야 포함해 750억달러 투자를 진행 중임과 동시에 근년 이스라엘과 터키, 이집트 등에 각각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한국을 대상으로 한 300억달러 투자는 뜬금없는 수치가 아니며, 투자가치와 전략적 중요성이 고평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최근의 국부펀드를 포함한 UAE의 정책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11월 세계 정상이 운집하는 COP28의 두바이 개최를 맞아 2050년까지는 ‘넷제로’ 달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노하우 및 위상, 한류를 넘어 K-라이프스타일(Lifestyle)로 대변되는 소프트파워의 저력, 디지털 시대에 진입한 첨단 IT 분야의 경쟁력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제는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을 바탕으로 양국을 포함해 세계를 대상으로 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로 UAE와의 협력사업을 개발할 때다. 이미 UAE 에너지믹스의 25%를 담당할 원자력발전소 이외에도 바닷물을 정수하는 담수화사업, 유전 개발과 스마트팜, 서울대병원을 필두로 하는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업이 진행 중이다.

UAE는 척박한 사막에서 번영을 이뤘고,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은 선진국의 대열에 올랐다. 사막에서 쌓아올리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양국의 노하우를 살린 협업이 강화돼 세계에 지속 가능한 발전 솔루션을 더 발굴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연건 코트라 두바이무역관 차장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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