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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힘이 있는 곳에 돈도 모였다

“힘이 없으니 정치후원금이 모이지 않네요. 여당 시절만 해도 모금액 한도를 채우는 게 어렵지 않았지만 이제 한계를 느낍니다. 여기에 야당 주류에도 끼지 못하니 거의 바닥입니다.”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의 하소연이다. 이 의원은 “권력에서 멀어지자 후원금이 걷히질 않는다”며 “당 비주류 의원 상당수는 후원금이 들어오지 않자 동영상 제작이나 치적 홍보에 나서며 모금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고 했다.

본래 의미의 후원금은 눈치 안 보고 제대로 된 정치를 해 달라며 국민이 국회의원들에게 십시일반 모아주는 돈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국회의원 등 정치인에게 기부할 수 있고, 정치후원금은 연말정산 때 10만원까지 세액공제된다. 개인이 국회의원 1명에게 후원할 수 있는 한도는 연간 500만원까지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해 달라는 유권자의 염원이 그 속에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후원금의 모금 총액은 권력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건 상식이다. 특히 여당이냐 야당이냐가 결정적이고, 어느 계파에 속했느냐가 중요하다. ‘부익부 빈익빈’도 심화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2022년도 중앙당후원회 및 국회의원후원회 모금 내역’ 자료를 보면, 정권교체에 성공한 국민의힘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소속 172개 후원회가 총 343억원, 평균 1억9900만원, 국민의힘 소속 121곳은 총 221억원, 평균 1억8200만원을 각각 모금했다. 정의당 6곳은 총 9억4900만원(평균 1억5800만원)이었다. 이를 21대 총선이 있던 2020년과 비교하면 국민의힘 의원 모금 총액은 41% 늘었고, 민주당은 2.1% 줄었다. 정의당도 14% 감소했다. 이는 정권교체에 따른 변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공직선거에 참여한 정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의 한도액인 3억원을 초과해 모금한 국회의원은 27명이었다. 2022년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어 지역구 의원의 후원금 한도가 평년인 1억5000만원의 2배인 3억원까지 늘어난 해다. 비례대표 의원은 평년과 동일하다.

국민의힘에서도 실세그룹인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에게 후원금이 몰렸다. ‘친윤계’도 큰 재미를 봤다. 민주당에서는 친명계 의원들 곳간도 두둑해졌다. 요약하자면 ‘권력이 있는 곳에 돈도 있다’로 볼 수 있겠다.

국민의힘에서 3억원 이상 모금한 의원은 ‘원조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이철규(3억원)·정희용(3억1200만원)·정점식(3억원) 의원 등 친윤 핵심이 많았다. 박성민(2억9900여만원)·윤한홍(2억9700만원)·권성동(2억9400만원) 의원도 모금액이 3억원에 육박했다. 여당 내 2위인 김병욱(3억1400만원) 의원도 친윤계로 분류된다. 친윤계 지지를 받는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은 3억여원을 모금한 반면 안철수 의원 모금액은 6600만원 정도였다.

민주당에서는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상위권에 입성했다. 전체 모금액 1위를 기록한 김남국 의원(3억3000만원)은 대표적 친명계 의원이다. 강경파 초선 의원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도 한도를 꽉 채운 경우가 많았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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