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포르투갈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김형범 축구 해설위원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을 이룬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국내에서 '벤버지'(벤투+아버지) 등으로 호평받는 일을 놓고 "벤투 감독이 이 성적(16강)을 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14일 김 위원과 김민구 축구 해설위원 등이 출연하는 축구 분석 유튜브 채널 '채널 석세스'에서는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4강 경기 분석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다.

김형범 위원은 경기 막바지쯤 "위험한 얘기인데"라며 "(벤투 감독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호평은)벤투 감독이 이 성적을 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만약 벤투 감독이 (성적이)좋지 않았다면 (비난의)화살이 장난 아니었을 것"이라며 "월드컵에 나가기 전부터 벼르던 팬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그랬던 팬들이)다 돌변해 벤버지(라고 한다)"라며 "인간적으로 벤투를 믿고 지지한 분들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 전에)그렇지 않았던 분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약간 냄비근성이 강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벤투 감독이 좋은 축구를 해서 박수를 보내지만, 과정에서 불안함이 보였고 분명 우리 팬들에게 불만을 살만한 게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너무 찬양한다"고 했다.

김민구 위원이 "그런데 하나 느낀 게 있다"며 "내가 생각하는 틀에 이 사람의 잠재력을 가두지 말자. 왜냐하면 솔직히 벤투 감독이 이런 운영과 이강인의 쓰임새 등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 절대 생각 못했다. 근데 '아 나도 좀 더 믿을 걸'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김형범 위원은 이에 "(이번 월드컵에서 뛴)우리나라 선수 구성을 놓고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며 "벤투 급, 국내 감독 급으로 봤을 때 이 정도 축구는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벤투 감독이 지금 업적을 이룬 것은 맞다"며 "그런데 한국 축구에 어마어마한 것을 바꿔서, '빌드업'이라는 것이 완전히 바뀌어 대한민국 축구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정도 급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한국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포르투갈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

그는 "엄청난 세력들이 벤투 감독이 한국(축구)에 대한 영향력이 어마어마한 것으로 표현한다"며 "벤투 감독이 4년간 빌드업 축구를 만든 엄청난 업적? 난 사실 그렇게 안 본다"고 했다.

또 "한국이 갖는 특색을 더 살렸다고 본다"며 "물론 기초적인 빌드업에 대한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기에 우리 축구(선수)들도 어느정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걸 못할 멤버는 아니었다"고 했다.

김 위원은 "(벤투 감독의)공로를 인정한다.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