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때 창고 상가 속속 변신
2030 유입늘며 핫플레이스로
골조 유지하며 리모델링 한창
2년전 9억→올 14억 손바뀜
투자자 몰리며 임대료도 상승
신당역 일대 옛 곡식창고가 젊은층의 선호도가 높은 상권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존 건물의 골조를 남기고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꾸민 가게들이 잇따라 들어서며 일대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근처 곡식창고 바로 앞에 현재 오픈을 준비중인 식당. 서영상 기자 |
“젊은 유동 인구가 꾸준하면서도 인근에 의류매장이 없어 경쟁력 측면에서 좋아 보였습니다. 또 바로 옆에 위치한 중앙시장을 찾는 2030들까지 많아지며 상권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지난 9월 가게를 오픈한 ‘핍스마트’ 관계자)
신당역 일대 즐비한 곡식창고들이 새로운 상권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미 젊은이들 사이에서 힙한(느낌있는) 상점으로 꼽히는 하니칼국수, 토뽀기, 주신당 등이 자리잡은 이곳은 성수동·문래동처럼 기존 건물의 골조는 그대로 두고 트렌디하게 인테리어를 꾸민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모구모구과자점 앞 삼거리에서 중앙시장까지 상권이 확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일제시대부터 곡식창고로 쓰였던 상가들이 변신의 주 대상이다. 이곳에는 지금도 쌀 포대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곳들이 많다. 실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젊은 시절 쌀 가게를 시작한 곳도 이 근처 중앙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곡식창고로 쓰이는 까닭에 층고가 높아 리모델링을 했을 때 개방감이 확보되고 각 상가의 면적도 크게 나와 선호도가 높다.
이처럼 젊은 유동인구의 성장세와 구도심 다른 지역들에 비해 비교적 지가 상승이 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최근 상가 자리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신당역 앞 한 공인중개사는 “일주일에 5~6명은 찾아와 임차할 매물을 찾는다. 최근 도심 내에서 이곳처럼 공실률이 낮은 곳도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오랜 기간 장사를 이어온 가게들이 많아 임대차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최근 임차인들이 갑자기 권리금을 올려 거래가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바뀜이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근처 상권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오르자 덩달아 매매가도 오르고 있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신당동 보다는 흥인동, 황학동으로 포함된다. 밸류맵에 따르면 황학동 업무상업시설 거래량은 올해 10월까지 17건에 이른다. 올해가 두달이 남았음에도 지난해 전체 거래량 17건과 같은 건수다. 토지 가격 역시 2020년까지만 해도 3.3㎡당 5200만원에 이르던 것이 지난해는 7000만원 올해는 7260만원까지 올랐다. 2년 사이 38% 오른 수치다. 근린상가로 개조를 할 수 있는 황학동 단독·다가구들 역시 올해 거래된 것들의 3.3㎡당 가격은 4987만원으로 지난해(4173만원)보다 16% 오른 가격이다.
실제 중앙시장 바로 앞 1층 건물은 지난 8월 대지면적 43.3㎡가 14억원에 거래됐다. 3.3㎡당 1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해당 건물은 2020년과 2017년에도 손바뀜이 된 바 있다. 2020년에는 9억원에, 2017년에는 4억 5000만원에 거래됐다. 5년 사이 3배가 넘게 오른 것이다.
중앙시장 인근 한 부동산은 “용도가 일반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이 600%에 이르다 보니 미래가치를 높게 보고 투자를 하려는 사람이 많았다”며 “올 초까지만 해도 많은 매수 문의가 있었지만 건물주들이 물건을 내놓지 않아 거래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수개월 사이에는 이 지역도 경기침체를 피하지 못해 매수문의 조차 뚝 끊긴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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