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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거 중독됐음” 눈물 펑펑 ‘용진이형’ 진짜 꿈은… [언박싱]
SSG 랜더스, 한국시리즈 첫 우승
창단 2년 만에 새 역사
정용진 통큰투자·스킨십경영 통해
유통과 야구단의 연결…“신세계 유니버스 확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SSG 랜더스 선수들을 포옹하고 있다. [연합]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SG 랜더스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KBO 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1위를 유지하는 것)’ 우승,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홈경기 관중 수 1위까지.

‘정용진 매직’이 통했다. SSG 랜더스는 8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대 3으로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우승했다. 창단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 우승을 확정 짓고 그라운드로 내려온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 팬들의 성원 모든 것이 오늘의 우리를 이뤘다.”

정 부회장은 끝까지 모든 영광을 선수들과 팬들에게 돌렸다. 선수들을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이 전광판에 뜨자, 관중들은 더 큰 소리로 ‘SSG’를 외쳤다.

9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사진을 올리며 “내년에도 이거 받고 싶음. 중독됐음”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7일 키움과의 5차전 경기에서 SSG 김강민의 역전 끝내기 홈런 장면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이게 야구지”라고 적기도 했다.

[정용진 인스타그램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구단주인 SSG 랜더스가 창단 2년만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

SSG 랜더스의 완벽한 한국시리즈 우승, 그 물밑에는 구단주인 정 부회장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다. 꾸준하고 일관되게 사람부터 챙기는 그의 ‘스킨십 경영’이 빛을 냈다는 평가다.

우선 선수들에 대한 ‘통 큰 투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는 40억원을 들여 사우나 시설을 완비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급 클럽 하우스로 선수들의 사기를 높였다. 야구단이 요청한 대로 김광현(4년·151억원), 박종훈(5년·65억원), 문승원(5년·55억원), 한유섬(5년·60억원) 등 주축 선수들에게 KBO 최고 연봉을 훌쩍 넘는 거액을 안기며 전력 안정화를 꾀했다. 그는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데도 다년 계약을 맺는, KBO 최초 사례를 만들어 냈다.

지난 7일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 재계약 방침을 발표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한 시즌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감독 재계약을 하는 건 이례적이다. 김 감독의 입지를 불안하게 하는 소문을 불식시키면서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내는 정 부회장의 리더십은 경기로도 드러났다. 이날 SSG 랜더스는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냈다.

이뿐만 아니다. 정 부회장은 1군 선수는 물론 2군, 육성선수까지 이름을 전부 외웠다. 121명에 달하는 선수들 모두를 위한 SSG 랜더스 명함과 사원증도 제작했다. 스타벅스 전 지점 할인 혜택은 물론, 경기 전 간식으로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를 준비했다. 그는 선수들을 초청해 직접 요리를 대접하고, 이따금 격려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 “선수들이 ‘야구장에 빨리 출근하고 싶다’고 해요.” 실제로 신세계그룹 관계자가 귀띔한 얘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유정복 인청시장과 만나 돔구장 건립에 대한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다. [연합]

SSG 랜더스의 우승으로 야구단과 연계한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의 마케팅 전략에도 탄력이 붙었다. 정 부회장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단순히 야구를 보는 것을 넘어 각종 이벤트로 젊은 연령대의 신규 팬들을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들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 주요 계열사 핵심 고객으로 연결되도록 ‘신세계 유니버스’ 안으로 편입시킨다는 게 정 부회장의 진짜 목표다.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는 신세계 이마트 브랜드인 노브랜드 버거, 스타벅스, 이마트24, 랜더스샵 등 계열사 매장들이 총집합해 있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일렉트로 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SI빌리지 등까지 광고판이 넘쳐난다.

그동안 노브랜드 버거 SSG 랜더스 필드점은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전국 매장 중 일일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야구장 내 취식이 가능해지고 누적 관중이 늘면서 올해 SSG 랜더스 필드 식음료(F&B) 월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67%, 2018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야구단과 연계한 굿즈 매출도 급성장했다. SSG닷컴에서 진행하는 유니폼 한정판매는 매번 몇 분 안에 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SSG닷컴은 지금까지 스타벅스 유니폼, 노브랜드 버거 데이 유니폼, 언더마이카 유니폼을 제작해 판매했다.

이제 정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본업인 유통과 야구의 결합을 좇을 전망이다. 그는 10년 전부터 “우리의 경쟁 상대는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소비자들을 팬으로 만들고, 그들의 지갑보다 시간을 뺏는 게 유통업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2027년 스타필드 청라와 연계한 SSG 랜더스 청라 돔구장까지 완공되면 쇼핑센터와 결합된 신개념 복합시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SSG 야구와 유통을 연계한 굿즈와 캐릭터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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