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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금감원, 보험사에 “국고채 금리 '6.5% 상승 시나리오 제출하라”
RBC 하락 보험사에 3.5%부터 구간별 요구
“국고채 금리 5% 대면, 대부분 100% 떨어져”
금감원, 환율 상승으로 외환 리스크 관리도 당부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금융감독원이 자본건전성이 악화된 일부 보험사에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6.5%까지 오를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또 이 보험사들에 환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주문했다. 금리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최악의 경우 현재 3.7~3.8% 안팎 수준인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배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초 금감원은 지급여력(RBC)비율이 떨어진 보험사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간담회를 통해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3.5~6.5%까지 0.5%포인트씩 상승할 경우 구간별 자본 현황과 대응 시나리오 제출을 주문했다. 금융 당국의 RBC비율 완충안을 적용한 것으로, 금융위원회는 지난 9일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잉여액 40%를 매도 가능채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도록 한 RBC제도 완충안을 내놓은 바 있다. RBC제도가 새 회계기준인 ‘IFRS17’이 도입되면 사라지는 만큼 이를 탄력적으로 운용해 달라는 보험사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의 요청에 따라 지난 28일 국고채 금리 상승별 시나리오를 만들어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보험사들이 보유한 수조원대의 장기채권 가격이 하락하게 돼 자본건전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RBC비율이다. 보험사는 법률에 따라 RBC비율 100%를 유지해야 된다. 금융 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지난 6개월간 크게 상승했다. 올 초 2.330%였던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8일 기준으로 3.685%가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한국은행 역시 빅스텝(기준금리 0.5%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고채 금리도 급등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금감원이 현재 국고채 금리의 두 배 수준인 6.5%까지를 가정한 상황을 대비하라고 보험사에 주문한 이유다.

보험사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한 보험사는 금융 당국이 RBC 완충안을 내놓기 전의 경우 국고채 금리가 0.05%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RBC비율이 10%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고 한다. 이후 당국의 RBC 보완책으로 금리상승에 대한 부담은 줄었지만 국고채 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국고채 금리가 4%로 오를 경우 법정 상한인 RBC 100%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금리가 5%까지 가면 LAT를 반영해도 상위 보험사 두세 개를 빼고는 대부분 RBC비율이 100% 미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또 CFO를 만나 환율 급등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주문했다. 외화자산을 많이 보유한 생보사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라 자본건정성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의 ‘금융리스크 리뷰, 생명보험회사 환헤지 구조 및 리스크요인’ 보고서를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생보사의 외화자산은 129조원으로, 2013년 말 대비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으로 달러가치가 올라가면 달러 조달 여건 악화로 국내 보험사의 환헤지비용도 올라간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초 108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6월 기준으로 1290원대가 됐다. 특히 지난주에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고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어 환율상승에 따른 해외 자산 관련 및 대체투자 위험 요인에 대한 대응을 금감원이 주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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