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왼쪽 첫번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대한상의에서 개최된 ‘윤석열 정부의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에 최태원(왼쪽 두번째) 상의 회장과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새 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해 손잡았다. 수출과 납세 중심이었던 전통적 기업 역할에서 나아가 기후 위기 대응과 투명 경영 실천을 위해 정부와 경제계가 광폭 협업을 시작해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와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를 개최하고 민관 합동 ‘ESG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수위의 ESG 관련 추진 과제를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나서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새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ESG 민관 합동 컨트롤타워를 언급하며 환경·사회 문제는 더이상 ‘위기’가 아니라 신산업을 육성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ESG가 예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비교해 성과를 정량화할 수 있다는 데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ESG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는 회사는 지속성 가질 수 있고 소비자 신뢰를 얻어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발전할 부분 많고 인수위에서도 많은 관심 갖고 있다”며 “어떤 문제들이 해결되고 있지 않은지, 어떻게 제도적 뒷받침할지 말해주면 인수위에서 적극 반영해서 새정부에서 제대로 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이에 동감하고 “ESG가 기업들에 규제가 되지 않도록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과 ‘제도적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제계도 온실가스 감축과 미래 혁신기술 개발, 동반성장을 위해 힘쓰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인수위가 추진하는 ‘ESG 민관합동 컨트롤타워’가 ‘소통채널’로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국가경제 기여, 사회문제 해결 기여, 일자리 창출 및 인재양성, 환경문제 해결, 투명경영 등이 기업의 몫”이라며 “과거에는 수출을 많이 하고 세금도 잘 내는 ‘사업보국’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이었으나 최근 사회문제 해결과 함께 기후 위기 대응, 투명경영이 더욱 중요한 아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복잡 다양한 사회환경문제를 ‘지속가능한 방식’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 육성에도 정부·기업 모두 힘써 달라”며 “정부와 기업이 ‘민관 원팀’으로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앞줄 왼쪽 세번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대한상의에서 개최된 ‘윤석열 정부의 ESG 혁신성장 특별좌담회’에 최태원(앞줄 왼쪽 네번째) 상의 회장과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대선 공약으로 기업의 ESG 역량 강화와 적용 확대를 위한 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민관 합동 컨트롤타워 설치 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공약으로 ESG 로드맵을 마련하고 ESG 평가지표를 표준화해 지표를 활용한 기업 현황 평가, 금융 및 세제지원, 경영 및 법률 컨설팅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걸었다. 이 같은 내용은 인수위에서도 주요 국정과제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좌담회는 경제계가 새 정부 ESG 정책방향을 듣고 인수위와 경제계가 함께 의견을 듣고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는 안철수 위원장과 최 회장을 비롯,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형희 SK SV위원장, 조현일 한화 사장, 김홍기 CJ 대표이사 등 10대기업 대표,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금융권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외에도 알리콘, 잇마플, Q-ESG 등 소셜벤처 기업이 참여했다. ESG를 사업의 기회로 삼은 기업들로 이들 기업의 사례를 통해 경제성장의 해법을 찾기 위한 방안이 공유됐다.

ESG를 경영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해법도 제시됐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은 “ESG는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변화하는 대전환기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고 있다”며 “특히 일정 기준만 넘으면 획일적으로 지원금을 주는 방식보단 측정과 평가를 통해 성과가 좋은 기업에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자발적·혁신적 ESG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좌담회에서 상의 주요 회원기업 대표들은 ▷ESG경영 확산 위한 세정지원 확대 ▷글로벌 ESG공시기준 국내 적용시 기업의견 반영 ▷중소 협력사 ESG 경영지원 확대 ▷민관합동 상시 소통 채널 구축 등을 인수위에 건의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