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와 후궁이 많았던 영조의 조강지처 정성왕후의 홍릉은 외롭다. 빈 자리는 당초 영조가 묻히겠다고 공언했던 곳이지만, 다른 계비랑 다른 곳에 묻혔다.

조선시대 왕의 정비, 중전의 평균수명은 51세로, 후궁 보다 6년 가량 짧았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이미선 박사는 학술지 ‘한국사연구’ 최신호에 낸 논문에서 조선시대 왕비와 후궁의 수명, 사망 원인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놓았다. 앞선 다른 연구에서 비만,당뇨,여색의 일상을 살던 왕의 평균수명은 47세로, 양반 평균보다 10여년 짧았다.

왕의 정비는 남편의 공인된 외도를 견디고, 짐짓 웃음과 근엄함으로 내명부를 지휘하며, 자식이 왕이 될수 있도록 드러나지 않게 최선을 다해야 했기에,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논문에 따르면, 이 박사는 왕비로 추존된 인물을 포함해 태조부터 순종 연간까지 비(妃) 46명과 조선시대 후궁 175명 중 수명이 정확하게 파악되는 48명을 비교해, 왕실 여성 평균 수명이 왕의 정비 51세, 후궁 57세임을 도출했다.

논문은 “평균 수명이 47세였던 조선시대 왕들처럼 내명부(內命婦·궁녀 조직) 최고 여성으로서 정신적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짓눌려 살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왕비 46명 중 환갑을 넘긴 사람은 18명에 불과했다”고 분석했다. 왕비 가운데 70세를 넘은 비율은 15.2%, 후궁은 31.1%였다. 함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