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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자산시장 긴축 발작 조짐, 리스크 선제 대응책 마련해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요 지지선이 연일 무너지는 가운데 24일 코스피는 13개월 만에 28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결에 국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했던 개인투자자들마저 가세하면서 ‘블랙먼데이’가 되고 말았다.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던 저금리와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내려올 줄 몰랐던 자산시장의 거품이 빠지는 것은 비단 주식만이 아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한 달여 만에 반 토막 나 지난 주말 3만5000달러를 밑돌았다. 부동산시장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건 중 8건은 이전 최고가 대비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변의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한 달 만에 5억2000만원 내렸다.

‘동학개미’ ‘로또 아파트’가 상징하듯 활황을 보였던 한국의 자산시장이 수년간 이어진 상승랠리를 끝내고 하산길에 접어든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돈 줄 죄기’가 예상보다 강력할 것이라는 시그널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 증시가 최악의 한 주를 보낸 것도 연준이 예상보다 더 센 긴축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연준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줄잡아 3000조원의 달러를 퍼부었는데 이로 인해 30~40년 만에 한 번 찾아올 만한 초인플레이션에 부닥쳤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준은 ‘독한 인플레 파이터’가 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6·9·12월엔 인상이 확실시 되고, 7월 정도에 양적 긴축(채권을 팔아 시중 유동자금을 흡수하는 통화정책)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감 고조 등이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하는 상황이다.

이미 새해 벽두부터 환율이 급등해 원화가치가 무너지고 있다. 주식시장도 휘청거리고 있다. 대출금리가 무섭게 올라 ‘영끌’로 집을 산 20·30대나 무주택자들은 늘어난 이자 부담에 더해 집값이 급락하지 않을까 밤잠을 설친다. 지금 벌어지는 우리 자산시장의 긴축 발작 조짐은 서막에 불과하다.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강(强)달러발 태풍을 본격적으로 맞게 된다.

강 달러는 고물가를, 고물가는 소비위축을 낳아 경기침체를 불러온다. 올해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속 물가상승이 이어지는 ‘슬로플레이션’에 노출될 우려가 큰 이유다. 정부는 미국발 긴축이 몰고 올 물가, 금리, 환율 등의 불안정성을 관리하는 조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가계는 빚 관리를, 기업은 경기위축의 상황에 대비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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