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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의 ‘매직’, 이재명에 향할 수 있을까 [정치쫌!]
‘與메신저’ 박용진 “지원·도움 부탁했다”
이준석 “金 여전히 정권교체 뜻 강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여야 정치권이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에게 대놓고 '러브콜'을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이 정권교체를 위한 조언을 이어가주기를 기대하는 기색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김 전 위원장은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자신의 민주당 조력설에 "쓸데 없는 소리"라고 선을 그은 일과 관련, 민주당 안에선 이 또한 특유의 '밀당'일 뿐 합류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경제 민주화' 전도사인 김 전 위원장은 중도 표심을 끌어들이는 데 최적 카드가 될 수 있다. '약자와의 동행' 등 수식어가 붙는 그를 영입하면 소상공인 등 민생 표심을 얻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굵직한 의제 정치도 "이 후보 말고는 민주당 사람들이 아무도 안 보인다"는 말을 희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제1야당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 줄곧 사령탑에 선 그가 여당에 힘을 실어주면 그 자체로 이 후보의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인식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보수·진보 진영을 넘나들며 박근혜·문재인 대통령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킹메이커', '선거 기술자'라는 수식어를 얻은 그가 다시 진보 진영으로 합류하는 일 자체가 대선판의 흐름을 쥘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무엇보다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의 관계가 상당히 껄끄러워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과 윤 후보는 한때 한 배를 탔었으나 의견이 맞지 않아 결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의 '해고 통보'에 분노했다는 후문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박용진 민주당 의원(공동선대위원장)을 김 전 위원장용(用) '메신저'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2일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에 찾아간 박 의원은 다음 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과정 중 이 후보에 대한 간접 지원과 조언 등을 부탁했다"며 "중도의 힘이 국민의힘 쪽으로 뭉치지 않도록 하는 것, 이 후보에 대한 지지와 우호적 분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김 전 위원장에게 할 수 있는 여러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 만난 직후 한 매체와의 통화에선 "김 전 위원장이 이 후보에 대해 아주 우호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당히 높게 봤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지난달 1일 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김 전 위원장이 직접 참석키도 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갈 때도 "왜 험한 곳(국민의힘)으로 가려고 하는가"라고 만류했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도 같은 시기 YTN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실제로 이 후보가 좋아하는 분"이라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 [연합]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이 정권교체에 힘을 실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그와 유대감이 깊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봐서라도 국민의힘에 직·간접적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야권 일각에서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이재명 조력설'이 나오는 자체가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위한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 이번 선대위 개편도 김 전 위원장이 결단력 있게 강행했고, 윤 후보와 약간 오해는 있었으나 그게 시발점이 돼 열흘 남짓 만에 지지율을 회복했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에 대해선 "유치하다"며 "제가 박 의원보다 김 전 위원장을 더 자주 봤을텐데, (박 의원이 전하는 말이)제가 받은 인상과는 다르다"고 했다. 또 "박 의원에게 안 되는 일에 시간을 쓰지 말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조력설에 대해)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당 인사들도 활발히 김 전 위원장과 접촉할 것이다. 상의할 것은 상의하고, 조언을 들을 내용이 있으면 듣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그의 사무실을 찾아 조언을 구하는 등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최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비록 윤 후보 선대위에서 물러났으나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고 필요성에 누구보다 공감을 하는 분"이라며 "덕담을 한 것 갖고 정치적으로 해선 안 될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가벼운 정치인의 이야기를 믿을 필요가 있는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의 '장외 공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스스로를 '책임을 벗은 사람'으로 지칭하고 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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