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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행 지났는데” 한국 고구마케이크, 해외선 ‘엄지척’[식탐]
고구마 활용 ‘신기’…佛·美 등 해외 주목
달콤하고 부드러운 식감도 인기 요소
최근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에 재등장
고구마케이크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한 때는 대유행이었다.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가 ‘고구마케이크’ 맛에 빠져들었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현재는 다양한 케이크들이 쏟아지면서 ‘유행’이나 ‘트렌드’ 측면에서는 조용히 물러나 있지만, 해외에서는 한국산 케이크가 새롭게 주목받는 분위기다.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한 때 우리가 빠졌던 그 맛에 ‘엄지척’을 올리는 이들이 생기고 있다. 외국인이 감탄하는 고구마케이크는 ‘메이드인 코리아’이다.

“고구마로 케이크를 만들다니…” 맛과 비주얼에 놀라는 외국인
123rf

프랑스 현지 분위기는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 박수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파리지사 관계자는 “버블티 등 최근 아시안 디저트가 인기를 끌면서 2018년부터 한국식 카페도 많이 생기고 있다”며 “현지업체가 운영하는 한국식 카페에서는 고구마케이크나 누텔라(헤이즐넛 잼 브랜드)를 넣은 붕어빵 등 한국식 베이커리를 판매중이며, 한국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나 카페에서도 종종 고구마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진이 공유되면서 젊은 층을 위주로 재방문이 이어진다”고 했다.

미국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뚜레쥬르 고구마케이크[뚜레쥬르 제공]

뉴욕에 살고 있는 한인은 동영상사이트 유튜브 영상을 통해 “졸업선물로 뚜레쥬르 고구마케이크를 사갔는데 독일과 프랑스 친구들이 깜짝 놀랄정도로 반응이 좋아 이후부터는 고구마케이크를 꼭 사간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7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 뚜레쥬르 관계자는 “현지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생크림 케이크이지만 고구마케이크 또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투박한 버터 케이크가 주를 이루는 현지 베이커리 업계에서 한국 케이크만의 특장점으로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뉴욕 내 뚜레쥬르 매장 앞에서 케이크를 사가려는 현지인들이 긴 줄을 선다.

일본에서는 여대생 사이에서 생일날 한국식 케이크를 먹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일본 컨설팅업체 네오레아가 일본 여학생을 대상으로 2021년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한국식 생일케이크는 5위에 올랐다.

[유튜브 캡처]

외국인들의 이러한 반응에는 무엇보다 ‘고구마로 케이크를 만든다’는 사실이 결정적이다. 우리에게는 ‘오래 전’ 일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처음보는 ‘새로움’이기 때문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우리나라 고구마와 달리 주로 얌(yam, 고구마와 비슷한 뿌리채소로 단맛이 적은 편)만 먹어본 미국인들은 달콤한 고구마 맛에 대해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경 aT 파리지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고구마를 사용한 디저트가 없기 때문에 신선하고 맛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시선을 끄는 노란 빛감의 외형과 부드러운 식감도 인기 요소다.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고구마 케이크를 처음 접한 미국 여성이 일단 고운 색감에 감탄하고, 맛을 본 후에는 “너무 부드럽고 촉촉하다”고 말한다. 한국 고구마케이크는 보통 너무 달거나 식감이 거친 유럽·미국 베이커리와 달리 은은한 달콤함과 유난히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가졌다.

국내도 신메뉴 출시·SNS 레시피 관심
투썸플레이스 고구마케이크(좌)와 스타벅스 고구마케이크(우)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유행 지난 케이크가 되버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고구마 케이크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익숙한 맛’으로 국내에서도 꾸준히 판매량이 좋은 스테디셀러”라며 “트렌드에 맞춰진 메인은 아니지만, 크리스마스 등 주요 시즌에 빠지지 않는 필수 제품”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트렌디한 메뉴를 선보이는 커피전문점에서도 다시 등장했다. 젊은 층에서 불고 있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합성어)’ 열풍으로 디저트에도 고구마와 같은 전통 식재료들이 사용되는 추세다. 지난해 가을 투썸플레이스는 ‘고구마 밀크 생크림 케이크’를 내놓았다. ‘자연 원물의 달콤함’이라는 콘셉트를 잡으면서 고구마를 선택한 것이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단 맛에 세련된 외형을 더하자 케이크 판매순위 톱(TOP)5에 오르며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투썸하트 앱 회원 구매 데이터 분석결과, 특히 20·30대 사이에서 집중 판매가 이뤄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스타벅스코리아 또한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디저트중 하나로 ‘부드러운 고구마 생크림 케이크’를 선보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홈파티 문화의 정착후 케이크 만들기가 인기를 끌면서 오븐없이 간편히 만드는 고구마케이크 레시피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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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고구마를 구황작물(흉년이 들어 굶주릴 때 주식물 대신 먹는 농작물)로 애용하면서 다양한 음식과 간식에 활용해왔다. 특히 한국 고구마는 인기가 높은 호박고구마처럼 달콤한 편이다. 이형운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농업연구사는 “고구마 품종을 가장 많이 개발하는 나라는 일본이지만 일본산 호박고구마의 경우 병충해에 약한 단점이 있어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은 이를 보완한 ‘호감’ 품종을 개발했다. 전체 고구마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소비되고 있으며, 당도가 높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으로 고구마나 흑임자처럼 영양소 높은 전통 작물이 디저트에서 눈에 띄게 활용되고 있다”며 “고구마케이크의 경우 외국인에게는 새로운 맛과 웰빙 식재료 등 인기를 끌만한 요소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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