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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플레이·스테이...오프라인 매장의 이유있는 변신 [P-코노미가 온다 ①Play]
정체불명 매장 MZ세대 열광
재미 없는 공간엔 발길 ‘뚝’
“놀이터 만들자” 체험 경쟁
“물건 많아야 온다” 편견 깨져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점. 김빛나 기자

코로나 팬데믹과 MZ(밀레니얼+Z)세대의 부상이 한국 소비 시장에 던진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유·무형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산업의 성장은 날로 가속화되면서 우리 일상을 바꾼 지 오래다. 명품매장 ‘오픈런’ 등 보복소비가 떠오르면서 1000만원이 넘는 명품백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오프라인의 위기를 말하지만 체험과 휴식의 가치를 극대화한 공간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줄을 선다. 또한 MZ세대는 럭셔리에 열광하지만, 식물성 대체육 등 가치소비에도 진심인 세대다. 헤럴드경제는 최근의 이 같은 소비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P-코노미’를 선정했다. ▷오프라인 공간의 변화 및 공간디자인의 급부상, 플레이(Play) ▷소비 이상의 가치를 품은 소비 트렌드, 프리미엄(Premium) ▷이커머스를 넘어선 메타버스 등 새로운 플랫폼 경제로의 이동, 플랫폼(Platform) ▷대체육에 담긴 남다른 가치소비, 프로테인(Protein) 등 네가지 축으로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를 짚는다. 총 5회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 시리즈는 오는 17일 ‘P-코노미가 온다...소비 트렌드의 대변화’라는 주제로 개최될 ‘2022 헤럴드경제 컨슈머포럼’을 앞두고 미리 생생한 변화의 현장을 담았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젠틀몬스터 하우스 도산점은 입구부터 입장객들로 가득할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이 매장에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매장 1층과 2층에 ‘살 수 있는 물건’이 없다. 대신 거대한 콘트리트 조형물, 조형물 곳곳에는 파란색 곰돌이 인형이 설치됐다. 사전 정보없이 매장을 방문하면 무엇을 파는 곳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다. 지하1층으로 내려가야 카페 ‘누데이크’가 있다. 그리고 3·4층에는 아이웨어·뷰티 브랜드 매장이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체불명 매장’은 최근 젊은층들 사이에서 인기다.

오프라인 매장이 놀이터(Play)로 변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외 활동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을 만한 강력한 무언가가 있어야 매장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협업해 이태원 매장의 스마트 가이드를 제작한 구찌. [구찌 제공]

▶재미없으면 발길 ‘뚝’...“놀이터 만들자”=오프라인 매장은 크게 ▷전시공간형 ▷카페형 ▷신기술 결합형으로 변신하고 있다. 매장 안에 카페나 전시공간을 마련해 감성 공간으로 만들거나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총동원해서 이색적인 체험을 만드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패션 기업에서 색다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섬의 온라인 편집숍 EQL은 성동구에 위치한 카페 포제 안에 인테리어 소품 팝업 스토어를 지난달까지 운영했다. 매장은 테마별로 ‘인테리어 초보’, ‘감성 인테리어’ 등 다양한 주제에 맞춰 인테리어 소품을 구성했다. 최근 서울 한남동에 ‘구찌 가옥’을 연 구찌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스마트 가이드를 만들었다.

방문객은 매장 안에 배치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상품 정보와 위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직원을 자신의 위치로 호출도 할 수 있다. 증강현실(AR) 기능을 사용해 구찌의 최신 스니커즈를 가상으로 신을 수도 있다.

홍대 AK& 건물에 위치한 무신사 테라스. 매장 절반 정도를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무신사 공식 SNS]

무신사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테라스도 매장 절반을 전시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운영 초기에는 800평이나 되는 대형 매장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색 매장이 뜨는 이유는 다양하게 꼽힌다. 색다른 경험을 선호하는 MZ세대·공격적으로 상품 수를 늘리는 온라인몰의 중요성이 늘어남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 전략이 절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 의왕시 학의동에 위치한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를 방문한 고객들의 모습. [롯데쇼핑 제공]

▶“살 물건 많아야 온다” 편견 깨져=백화점·쇼핑몰도 달라지고 있다. 작은 매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백화점식’ 나열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점 매장과 전시공간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체험 콘텐츠 늘리는 등 ‘놀이터’ 만들기에 경쟁하는 모습을 모이기도 하다.

올해 2월 여의도에 자리잡은 더현대서울은 대규모 실내 정원 ‘사운즈 포레스트’, 전시공간 등을 선보이며 쇼핑 명소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바 있다. 최근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초대형 도심공원 ‘더 테라스’를, 대전신세계는 4500평 규모의 옥상정원, 대형 전시공간을 조성했다. AK플라자 광명점은 보이드(빈) 공간에 키네틱 아트(Kinetic art·움직이는 예술) 조형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업계는 쇼핑몰 내에 입점한 매장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매장을 재단장할 때 매장당 크기를 넓히고, 방문객 동선을 길게 설정해 답답함을 없애는 대신 휴식공간·전시공간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비슷한 시도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경험·체험을 중시하는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은 커질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은 코로나19로 급성장한 온라인 매장과 결합되고,통합되고,연결되는 형태가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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