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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발하는 프롭테크 산업…“3~4년 안에 10배 이상 성장”[부동산360]
3~4년 사이 부동산 매매 규칙 “확 바뀌어”
문재인 정부 이후 폭발한 프롭테크 투자
부동산 전 영역 디지털화…기존 산업과 충돌
성장 가능성 무한대…“부가가치 어마어마할 것”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17일 오후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 온라인 토론회. 현 중개보수가 과하다는 여론이 커지자 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기 위한 공인중개사업계와 소비자단체의 논의가 진행됐다. 기본 배경은 폭등한 집값과 IT기술 발전으로 시장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공인중개사 업계가 요구하는) 고정 요율을 도입하면 분쟁의 소지는 줄겠지만 경쟁이 없어지게 된다”며 “IT 기술 발전으로 ‘반값 수수료’ 서비스도 나오고 있는데, 고정 요율이 나오면 이와 같은 서비스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주택 산업을 움직이던 규칙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3~4년간 시장의 관심이 폭등하는 집값에 쏠린 사이 주택을 거래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일명 ‘프롭테크(proptech)’가 몰고 온 일대 혁신이다.

변화는 꽤 단기간 일어났다. 집이든 건물이든 부동산을 사려면 원하는 지역에 어떤 매물이 나왔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파악해야 한다. 개발호재나 주변 상황에 대한 정보로 알아야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 과정은 거의 100% 중개업자에 의존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조용하지만 빠르게 상황이 바뀌었다. 다양한 프롭테크 기업들이 거래 가능 매물, 실거래가, 거래량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시장 상황을 분석해주고, 해당 매물의 가치를 평가해주는 기업도 나타났다. 현장을 안 가도 VR/AR(가상/증강현실)을 통해 임장을 체험할 수도 있게 됐다. 기술적으론 중개업소를 거치지 않아도 매물 확인부터 전자계약까지 주택 거래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

그러니 주택 수요자들은 이제 중개업소에 가기 전 모바일 검색이 일상이 됐다. 대부분 정보를 다 파악하고, 중개업자에겐 확인 과정만 거친다. 소비자들이 과거와 달리 중개수수료가 비싸다고 여기는 배경에 이런 달라진 상황이 작용한다.

프롭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내 유일 프롭테크 관련 사단법인인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2016년 연간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이 받는 투자금액은 모두 합해도 472억원에 불과했다. 그 전엔 그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2017년 1380억원, 2018년 1717억원, 2019년 6179억원, 2020년 1834억원 등 말 그대로 투자가 폭발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거래’가 중요해지면서 투자는 더 늘고 있다. 올 5월까지 프롭테크 스타트업 누적 투자 유치금액은 1조6914억원(108개사 기준)이나 된다.

프롭테크 기업은 계속 증가세다. 2018년 11월 프롭테크포럼이 창립할 때 참여사는 26개에 불과했다. 현재(2021년 8월 기준) 275개사까지 늘었다.

기존 대기업도 프롭테크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프롭테크포럼 회원사 중엔 직방, 야놀자처럼 창업한지 10년도 안된 기업도 있지만, 현대건설, KB국민은행, LG전자, KT, 삼우, 서브원, 에스원 같은 대기업도 새로 뛰어들었다.

프롭테크 사업영역도 기존 매물 중개 영역을 넘는다. 기존 부동산 관련 모든 산업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첨단 IT기술이 더해지면서 가치평가, 부동산 관리, 공간관리, 건설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및 자금조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프롭테크 산업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은 “GDP중 부동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7.3% 수준으로 12.8%인 일본, 10.3%인 미국 등과 비교하면 많이 낮다”며 “프롭테크를 통한 추가적인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부동산(토지+건물) 자산 대비 자산수익률 규모로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부동산 자산은 1경3255조7000억원 규모(2020년 기준)다. 이정도 자산이면 자산수익률(ROA) 3~4% 수준만 따져도 부동산으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이 400조~500조 규모는 돼 야 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한국은행에서 매년 발표하는 우리나라 부동산 산업 규모는 230조~240조 정도인데, 아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며 “기존 부동산 관련 각종 서비스가 디지털화하면서 프롭테크로 계속 넘어올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아직 2조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 프롭테크 기업들이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우 프롭테크포럼 의장(직방 대표)은 “최근 흐름만 보면 향후 3~4년 안에 지금보다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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