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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민씨 ‘익사’ 추정…풀리지 않은 3가지 미스터리 [촉!]
①친구 A씨는 왜 “옷·신발에 흙이 묻었다” 했나
②오전 4시20분께까지 40여분간 행적
③친구 A씨의 ‘아이폰8’은 어디에 있나
국과수, 부검 결과 통해 “손정민씨 사인은 ‘익사’”
警 “오전 3시38분 이후 행적 규명 주력”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의 손정민 씨 친구가 앉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 인근의 평지 아래 경사진 비탈면. [서울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경찰이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의 사망 원인을 ‘익사’로 추정했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당시 정민씨와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옷과 신발에 흙이 묻은 이유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25일 오전 3시38분부터 4시20분께까지 두 사람 행적 ▷발견되지 않은 A씨 휴대전화 ‘아이폰8’의 행방 등이다.

친구 A씨는 왜 “옷과 신발에 흙이 묻었다”고 했나
손정민 씨 친구 A씨가 흙이 묻어버렸다고 한 신발. [KBS 유튜브 캡처]

정민씨 실종 다음날인 지난 4월 26일 친구 A씨는 정민씨 부모와 만난 자리에서 “(정민이가 달려가다가)굴렀어요. 그래서 제가 그거를 끌고 올라오느라고 옷과 신발을 보면 아예 흙이거든요”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오전 3시 이전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지만 전반적으로 당시 상황과 시간대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의사 역시 정민씨 부모에게 전달했다.

이후 정민씨 아버지 손현 씨는 “(며칠 후 친구 A씨 아버지와 통화해보니 A씨 엄마가 신발이 더러워서)버렸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A씨 측이 넘어진 정민씨를 일으켜 세우다가 신발에 흙탕물과 토사물이 묻어 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의 손정민 씨 친구가 앉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 인근.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13일 ‘(해당 장소가)진흙이 묻을 만한 곳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각자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전체적으로 보고 확인 중이다. 여기서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 가족이)신발을 왜 버렸다고 하는가’라고 묻자 “제가 말하면 그분 말을 그대로 옮기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이 공개한 목격자들의 진술 위치는 모두 잔디가 있는 평지다. 이 평지에서 정민씨가 어디로 자빠졌고 이를 끌어올리느라 신발이 지저분해졌다는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당시 목격자들이 추가로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 점 역시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오전 3시38분에서 4시20분께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손정민 씨 실종 당시 목격자는 정민 씨 아버지에게 “정민 씨의 친구 A씨가 지난 4월 25일 오전 2시18분께 휴대폰을 보는 사진이 찍혔다”고 했다.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제공]

경찰은 지금까지 6개 그룹, 목격자 9명을 조사한 결과, 사고 당일 오전 2시부터 3시38분까지 약 1시간30여분 동안 반포한강공원에 A씨가 구토하거나 정민씨 옆에 돗자리를 깔고 같이 누워 있는 것을 봤다는 다수의 진술을 확보했다.

한 목격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사고 당일 오전)2시10분에서 2시50분까지 정민씨는 계속 누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A씨는 대(大)자로 누운 정민씨 위로 올라가거나 정민씨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으나 정민씨가 (아무런 힘도 없이)바로 땅바닥으로 곧장 축 늘어졌다”고 했다. 이어 “A씨가 혼자 서 있기도 하고 쪼그려 앉아 휴대전화를 하면서 물건을 챙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목격자는 두 사람의 마지막 목격 시점으로부터 40여분이 지난 오전 4시20분께 “A씨가 혼자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든 것을 확인하고 깨웠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목격자는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친구를 찾다가 A씨를 발견했고 그를 깨워 한두 마디 대화를 나눈 후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3시38분에서 4시20분께까지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정민씨와 A씨의 오전 3시38분 이후 행적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고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오전 4시20분께 행적 하나뿐”이라고 전했다. 정민씨 아버지 손씨는 “정민이와 친구의 행적이 밝혀지지 않은 40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계속 기다릴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친구 A씨의 ‘아이폰8’은 어디로 갔나
지난 4월 25일 손정민 씨 실종 관련, 목격자가 정민 씨 아버지에게 제공한 사진. 목격자는 “지난 4월 25일 오전 2시18분께 정민 씨가 누워 있고 친구 A씨는 쭈그려 앉아 있다”고 정민 씨 아버지에게 밝혔다.[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제공]

여전히 친구 A씨의 휴대전화(아이폰8)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A씨는 사건 당일 정민씨의 휴대전화(갤럭시S20)를 가지고 귀가했다. A씨는 술을 마시다가 정민씨와 휴대전화가 뒤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민씨 사고 당일 새벽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아이폰8)로 자신의 부모와 통화했다. 오전 3시37~38분 사이 한 차례 통화했고, 오전 4시50분께 귀가했다. A씨의 어머니는 A씨에게 오전 4시30분께 전화를 걸었으나 A씨가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당시 다른 전화기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정민씨 부모는 “아들 실종 이후 A씨를 처음으로 만난 4월 26일 A씨 가족이 전날(25일)오전 3시30분께 자기들끼리 통화한 사실을 숨기고 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달 10일 정민씨 어머니 B씨는 사고 당일 전화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헤럴드경제에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정민이 휴대전화는 잠금이 걸려 있지 않아)바로 전화를 걸 수 있었다”며 “휴대전화 통화 목록만 열어봐도 가족 번호가 적힌 것을 여럿 볼 수 있었을 텐데, 왜 전화하지 않은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목격자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A씨가 누워 있는 정민씨 옆에서 (오전)2시18분께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 휴대전화가 A씨 것인지, 정민씨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A씨 휴대전화는 실종 당일 오전 7시께 꺼진 뒤로 자취를 감췄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주로 제기된 의혹에 국한되기보다 더 넓은 차원에서 사안을 조망할 필요가 있다”며 “A씨 가족의 차량 블랙박스 정보와 정민씨 부검 정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사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서울시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경찰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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