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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성 대신 ‘지인과 외출’, 잔소리 없는 명절”…달라진 설 풍경[촉!]
북적북적하던 명절 풍경 대신 ‘친구와 외출’
귀성 없는 설명절…혼자 호캉스 다녀오기도
“잔소리·명절 증후군 없이 보내”
지난 10일 광주 북구 광주영락공원 묘지에 설 연휴 기간 묘지가 임시 폐쇄돼 성묘할 수 없게 되자 미리 성묘를 다녀간 성묘객들이 놓아둔 조화가 울긋불긋하게 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경기 용인시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서모(25) 씨는 친척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던 예년 설과 달리 명절 연휴 친구들과 약속을 잡았다. 서 씨는 “매년 대가족이 집에 모여 제사를 크게 지냈지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단출하게 제사를 지냈다”며 “친척들이 못 오니 어제(11일)는 친구들과 인근 호수공원 산책을 하러 나갔다 오고 설날인 오늘도 외출한다”고 했다.

정부가 설 연휴 기간에도 직계 가족 포함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유지한 가운데, 가족을 방문할 수 없게 되자 4인 가족 단위의 여행이나 지인들끼리 연휴를 보내는 등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잔소리나 명절 증후군 없이 애틋함만 남아 있는 설”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조모(42·서울 강서구) 씨도 “주위 지인들 중 명절에 친정을 가는 대신 ‘독채 펜션’, ‘키즈 풀빌라’ 등을 빌려 오붓하게 가족 여행을 다녀오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명절도 친척들끼리 보내는 북적북적한 느낌보다 핵가족화 경향이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2년차 직장인 이모(25) 씨도 “연휴 기간 동안 혼자 호텔을 예약해 호캉스를 다녀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할머니께서 건강이 안 좋으시니 코로나도 심한 마당에 인사를 드리러 갈 수가 없다”며 “연휴 기간 아쉬운 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왔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 사이에서는 가족 모임 없는 설 연휴로 ‘명절 잔소리’, 며느리들의 명절 증후군을 덜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취준생 A(23) 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이 ‘못 본 새 통통해졌다’고 하거나 ‘누구에 비해 외모가 예뻐졌다’는 얘기를 할 때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며 “이번 설에는 명절 분위기는 안 났지만 불편한 순간은 없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어른들께서 졸업은 했는지, 취직 계획 있는지 등을 여쭤보는 일이 없어 한시름 놓았다”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취준생 성모(25) 씨도 “맏며느리인 어머니가 매년 명절 증후군 때문에 힘들어하셨는데 이번 설에는 식구들끼리 모이지 않아서 ‘정말 편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에도 명절 제사를 간소하게 지내서 어머니를 포함한 며느리들의 명절 부담이 줄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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