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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수길 지고, 다시 뜨는 압구정 로데오…빌딩 값 오르자 “안팔겠다” [부동산360]
가로수길 값 오르자, 압구정 건물 관심 높아져
자산가 관심 이동…3.3㎡당 2억원까지 올라
주택시장처럼 ‘매물 회수’ 나타나기도
전통 부촌 상징성에 선호도 높아

[헤럴드경제=성연진·이민경 기자] # 서울 강남구의 압구정 로데오 거리를 사이에 두고 도산공원쪽 좌측과 청담동쪽 우측은 각각 올 들어 지난달까지 빌딩이 15건과 7건 등 20건 이상이 거래됐다. 가격도 점차 올라 연초 3.3㎡당 1억2000만원 수준이던 것이 최근 거래는 1억8000만원까지도 이뤄졌다. 호가는 3.3㎡ 당 2억원까지 부른다. 강남권 빌딩 중개인들은 “없어서 못산다”고 말한다.

# 압구정역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 라인의 한 빌딩은 지난 9월 200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당시 주택시장은 거래절벽 수준으로 매매건수가 줄었는데, 이 빌딩을 보러 자산가들이 몰리면서 빌딩 관리인이 차만 들어오면 “건물 보러 오셨어요?”라고 말할 정도였다. 매수 하겠다는 이들이 늘자, 일주일도 안 돼 건물주는 갑자기 매물을 거뒀다.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이 일대는 가로수길 지가와 임대료 상승으로 다시 자산가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민경 기자]

전통 부촌으로서의 상징성을 가진 압구정로데오 거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로수길에 몰려갔던 자산가들이 다시 압구정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가로수길 풍선효과’라고 말한다. 지난 10년간 주목받던 가로수길이 지가와 임대료가 동시에 상승하자, 압구정이 상대적으로 이름값에 비해 저렴하게 느껴진 것이다.

전통 부촌으로 일컬어지는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다시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엔 이 일대에서 늘고 있는 ‘라운지바’도 한 몫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클럽 문화가 침체되자, 보드카 등을 마시던 바가 내부 공사를 거쳐 부유층의 클럽 대체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동현 케이펙 중개법인 빌딩사업부 팀장은 “압구정 로데오가 90년대 오렌지족이 몰리며 값이 비싸지자, 인근에 신호등이 없고 양방 통행이 가능해 유동인구 밀집에 유리한 상업용 지역으로 가로수길이 주목받으면서 떴다”며 “최근 1~2년 사이 가로수길 가격이 올라가자 다시 거꾸로 압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 빌딩 거래 현황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다시 자산가들이 몰리는 이유는, 이 일대에서 늘고 있는 ‘라운지바’도 한 몫 하고 있다. 앞서 성형외과나 레스토랑 위주였던 이 거리에 최근 건물 1, 2층을 중심으로 라운지바가 크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클럽 문화가 침체되자, 보드카 등을 마시던 바가 내부 공사를 거쳐 부유층의 클럽 대체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동현 팀장은 “바에 테이블을 여유있게 두는 내부 개조를 거치고 디제이 음악을 틀면서, 클럽을 대체하는 라운지바가 크게 늘었다”면서 “인테리어 비용을 많이 들여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라운지바가 1~2층에 위치하면서 최근 압구정 로데오 일대 1층은 물론 2층도 공실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인근 압구정 한양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금요일 저녁 회사 동료들이랑 집 앞에 나갔는데 라운지바가 성업 중이더라”면서 “요즘 클럽을 못가서 그런지 통창을 열어두고 (클럽) 비슷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이나 이태원 등 쇼핑과 유흥을 즐기던 대부분 거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침체된 가운데, 이 일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가로수길(신사역) 상권과 반대로 압구정은 3분기 공실률이 2분기 대비 줄어들었다. 명품거리 건물에 ‘통임대’ 안내가 붙어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만한 임차인을 받기 위해 일부러 비워뒀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전한다. [이민경 기자]

공실률도 감소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압구정역 인근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3분기 13.1%로 2분기 16.1%에서 3%포인트 감소했다. 압구정 일대에도 명품거리 일부에 공실이 있긴 했으나, 상당수는 ‘통임대’(건물 전체 임대) 안내를 붙이고 일부러 비워두거나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나 패션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입점을 협의하다가 중단한 경우, 재개를 기다리며 비워둔 건물이 있다”고 설명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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