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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초비상] 2월 소비-서비스 속보치 보니…타격 예상보다 심각해 사실상 마비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각 기관이 집계한 서비스 및 소비 분야의 타격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객이나 면세점 매출 등이 반토막 이상의 피해를 입는 등 국민들의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정부가 코로나19 피해극복 지원과 경기보강 등을 위해 20조원이 넘는 재정과 정책금융을 동원해 자영업과 중소기업, 수출업체 등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신속히 종식시키지 않으면 어떠한 대책도 효과를 내기 힘든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여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와 이에 대처하는 비용도 눈덩이처럼 늘어날 전망이다.

29일 기획재정부가 각 기관의 경제관련 속보치를 집계한 결과 서비스업 지표들은 반토막이 났다.

가장 심각한 것은 항공 분야다. 항공기 탑승객은 설 연휴 직전인 1월 세째주에만 해도 전년동기 대비 7.9% 증가했지만, 코로나19 공포가 몰아치기 시작한 1월 네째주에 35.2% 급감한 이후 2월 첫째주 -69.2%, 둘째주 -83.5%, 세째주 -84.4%의 급감세를 지속했다. 사실상의 산업 붕괴 상태다.

이는 우리나라 여행객의 34%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방한 중국인은 1월 세째주에 전년동기대비 24.9%의 큰폭 증가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급감했다. 1월 네째주 37.3% 줄어든 데 이어 2월 첫째주 -72.2%, 둘째주 -81.2%, 세째주엔 -80.4%였다.

중국인을 포함한 방한 관광객은 1월 세째주에만 해도 19.5% 증가했으나 2월 첫째주 -31.2%, 둘째주 -47.9%, 세째주엔 -48.1%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2월 중순 이후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여행제한에 나서는 국가들도 늘어나면서 방한관광객은 더욱 급감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면세점 매출은 2월들어 40% 가까이 급감했다. 2월 첫째주 -42.0%에 이어 둘째주 -38.4%, 세째주 -40.4%의 급감세를 지속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큰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많다.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공포로 시민들이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면서 영화 관람객도 반토막이 났다. 영화 관람객은 1월 세째주 -40.1%, 네째주 -45.3%, 2월 첫째주 -56.8%, 둘째주 -63.5%, 세째주 -57.0%의 급감세를 보였다. 이미 부진한 상태에서 코로나19 타격으로 빈사상태에 빠졌다.

주요 소비 관련 지표도 추풍낙엽이다. 숙박의 경우 올 1월까지만 해도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 또는 소폭 증가세를 보였지만 2월 첫째주에 17.7% 감소한 것을 비롯해 둘째주에 -10.8%, 세째주에 -24.5%로 갈수록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음식점 매출도 2월 들어 첫째주 -9.6%, 둘째주 -2.0%, 세째주 -14.2%로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라 감소폭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소매업태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은 두자릿수의 큰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고전 중이다. 온라인쇼핑은 2월 둘째주에 전년동기대비 15.0% 증가한 데 이어 세째주에도 14.7%의 큰폭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에 백화점 매출은 2월 첫째주 -22.6%, 둘째주 -1.9%, 세째주 -20.6%의 급감세를 보였다. 대형마트는 2월 첫째주(-8.3%)와 둘째주(-6.4%)에 큰폭 감소한 데 이어 세째주에는 5.0% 증가했다. 편의점은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2월 첫째주에 2.5% 증가한 데 이어 둘째주에는 10.6% 늘었고, 세째주에도 2.7%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재부는 이러한 통계를 바탕으로 “최근 경제활동 및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민생·경제여건의 어려움이 확대되고 있다”며 20조원 이상의 긴급한 대책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지표상 수치에 불과하다.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까지, 수출과 내수 모두에서 우리경제의 타격이 심화하고 있다. 수치 넘어에는 갑작스럽게 닥친 공황과 같은 쇼크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깊은 시름과 한숨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는 한 이러한 시름과 우리경제의 주름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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