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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규의 작살] 인간 이재명의 독백
한쪽은 내 목숨줄, 다른 한쪽은 국민생명줄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이재명 경기지사는 자신은 ‘강철멘탈’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정치 행보는 강철멘탈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도 인간이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다. 이 지사 대법원 판결 시계는 어김없이 돌아간다. 그는 한 인간, 한 가장으로서 겪는 인간적인 고뇌를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1300만 경기도민 수장이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신천지 과천성전을 급습한 그는 바이러스를 잡는데 ‘속도’가 생명이라고 했다. 이 속도라는 용어는 지금 정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코로나 19 필수 용어가 됐다. 그가 3만여명의 신도명단을 손에 쥘때 국민들은 환호했다. 온다는 신천지 명단 확보는 차일피일 미뤄진듯하고, 마스크 품귀에, 바이러스 확산에, 국민들이 답답했던 시기에 그가 꽉막힌 국민 마음을 열었다.

인간적인 면에서 보면 곧 대법원 판결로 지사직을 잃을 수도 있는 정치적 사형 선고일을 앞둔 한 인간이 맞다. 생사 여부조차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자고나면 ‘오늘, 내일’로 이어지는 시계 초침은 여전히 자신의 목을 옥죄고, 공포는 몸을 감싸고있다. 신천지 강제 진압 전날 그가 올린 SNS글은 강철멘탈 이재명이 아닌 인간 이재명으로서 쓴 독백이었다. “너무 힘들다”는 고뇌의 흔적이 엿보인다.

남들이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심경은 과연 어떠했는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그를 가만두지않았다.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중이었다.

그는 이 전투에서 승리를 이끌어내야했다.

정부가 신천지측 명단확보 약속을 기다리고있던 하루전, 그는 군사작전(?)를 실행에 옮겼다. 그 당시 정부에서는 이 지사 행동이 ‘돌출행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성남시장 재직할때도 그는 자신의 신념에따라 일반 정치인과 다른 독특한 행보를 많이 보여줬다. 하루에 확진자 500명씩 늘어나는 판에 그는 사즉생(死卽生)을 또 선택했다. 돌이켜 보면 그의 정치인생은 늘 ‘사즉생 생즉사’였다. 박근혜 정부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코로나 19 전쟁에서 경기도민·국민들과 살아남고, 대법원 판결도 이기면 그는 오아시스를 만날 수도 있다. 반면 이것 모두 판타지 무협소설같은 신기루일지도 모른다. 소년공으로 시작한 자신의 삶은 장애인, 인권변호사를 통해 정치입문을 하면서 변화무쌍(變化無雙)한 삶을 경험했다. 주변에서 ‘이재명=강철인간’으로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그는 겉으로 표현하지도 못한채 늘 수많은 고뇌와 갈등속에서 혼자 괴로워했다.

이재명 지사는 2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똑같은 말을 또 했다. “뭘 계획하고 준비해본적이 없다. 그냥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고 가다보면 늘 길이 열렸다”고 했다. 그의 사필귀정(事必歸正) 탄생기다.

이재명 경기지사.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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