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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토브리그’ 박은빈 “이세영 팀장 본질, 어리면서 유능하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성공한 야구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배우 박은빈(28)이 차지하는 지분이 적지 않다. 만년 꼴찌팀인 프로야구단 드림즈 운영팀장 이세영 역을 맡아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그는 시종 겸손을 유지하면서 할 말은 논리 정연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박은빈은 “생각 이상으로 잘 된 것 같다. 2012년 TV조선 ‘프로포즈 대작전‘으로 야구와 관련된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야구를 더 깊숙이 다룬 드라마였다”고 했다. 이어 “시놉시스 단계 부터 야구드라마로 보지 않았다. 선수 이야기보다는 (오피스의) 프런트 이야기라고 했다. 프런트가 실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다”고 덧붙였다.

박은빈은 여성 운영팀장이 실제 야구구단에 없다는 점과 관련, “이세영 자체가 현존하지 않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선례가 없어 참고할만한 본질이 없어, 고된 부분도 있었다”면서 “드라마가 리얼리티를 다 다루는 것은 아니고 극적 허용도 있다. 드림즈에서 10년 근속한 세영 캐릭터의 역할, 어리면서 유능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고 답했다. 또한 “오피스룩을 위해 머리는 40㎝ 정도 잘라 커리어우먼의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점점 성숙해지는 스타일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박은빈은 야구에 대해서는 룰 정도만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제법 공부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초반 준비할 때는 ‘직관(경기장에서 직접 관람)’도 했다. 경기기록원의 모습도 보면서 많은 역경을 거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은빈은 통쾌한 사이다 대사 “선을 니가 넘었어”는 꽤 오랫동안 여운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다. 박은빈은 “백 단장 대신 내가 화를 내주는 씬인데, 내가 평소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아니어서 대본을 받고 어느 정도 소리를 질러야 할지를 고민했다. 집에서 여러 버전의 욕을 연습해봤다”면서 “‘지X하네. 선은 니가 넘었어’가 생각보다 반응이 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차엽(서영주 역) 오빠가 (상대를 화나게 하는) 연기를 워낙 실감나게 해줘 좀 더 자연스럽게 소리를 지를 수 있었다. 차엽 오빠가 포수니까 유리잔을 옆으로 던지면 받을 수 있겠다 싶어 벽으로 던지겠다고 합의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박은빈은 백 단장(남궁민 분)과 멜로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드라마가 프런트들의 이야기다. 프런트들의 모습에서 모든 게 투영돼 있다.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면서 “실제 직장생활에서도 사람들이 거리를 지키면서 잘 살아가고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우리가 현실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랑으로 발전시키지 않은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관계를 경험한 것도 좋은 수확이었다고 한다. 박은빈은 “제가 한재희 팀원과 대화할때는 선배, 사장을 대할 때는 직장인, 또 다른 프런트들에게는 동료의식, 선수들에게는 내가 지켜줘햐 하는 존재 등으로 많은 관계를 맺어 좋았다”면서 “연기합도 좋게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스토브리그’는 이신화 작가의 데뷔작이지만 무려 4년을 묵혔다. 박은빈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만큼 폭발력과 잠재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탐구 정신이 투철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의미있는 작품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복선도 잘 깔고, 회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잘 썼기 때문에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결말도 흐지부지 끝내는 게 아니라 감동적이었다. 선수, 코치, 프런트들이 에필로그처럼 슬로우모션에서 ‘우리는 갈 길을 잘 갈겁니다’라고 하고 그 다음 백단장이 미개척지를 여는 또 한번의 엔딩이 참으로 멋있었다. 저도 새로운 단장이 되는 것과 같은 암시가 있었다. 그 부분은 열린 느낌으로 봐주셨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오랜 기간 배우로 활동하며 정확한 발성을 바탕으로 해 안정된 연기를 선보여왔다. 그는 “목소리가 좋다는 소리가 가장 기분이 좋다. 한때 목소리 고민도 했다. 특이점을 제 장점으로 받아들이고, 좋은 방향으로 노력한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들릴까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한 부분은 있지만, 특별하게 발성을 연습한 건 아니고, 세월이 가면서 좀 더 나아지는 것 같다. 안정적으로 보이기 위해 톤 조절을 했는데, 그렇게 제가 노력한 부분을 알아주셨다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스토브리그’ 시즌2에 대해서는 “함께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오기를 함께 기다리고 싶다”고 했다.

박은빈은 “초등학생때부터 배우 일을 시작했다. 20대 후반에 어떤 배우가 될 것이냐를 생각하지 않고, 과정이 행복하기를 원했다. 잘 안된 작픔도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 거다”고 했다. 박은빈은 정말 단단한 배우가 될 것 같았다. 아니, 이미 인간적으로 성숙돼 있고 단단한 배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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