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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확진자 네자릿수 돌입…상생과 배려로 국난 넘어서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침내 네자릿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오전 9시 현재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69명 늘어난 1146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일 세자릿수로 들어선 지 불과 엿새 만에 단위가 바뀐 것이다. 그야말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문제는 그 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현재 검사 중인 의심환자 수는 1만60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확진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지금의 위기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애기다. 국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특히 집단 확산이 진행되고 있는 대구 경북지역 주민은 패닉 상태다. 이 지역 확진자 수만 해도 1000명이 넘는다.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국난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유례없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려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마음을 한데 모아야 가능하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 점에서 25일 당정청 회의 결과를 발표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최대한 봉쇄 정책’ 발언은 유감이다. 지역봉쇄가 아니라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하라는 의미라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해명했지만 지역주민들이 입은 상처는 이미 깊었다. 그렇지 않아도 외부로 나가는 시외버스가 끊기고, 도심이 텅 비는 등 깊은 고립감에 시달리고 있는 대구 경북 주민이 아닌가. 더 세심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아쉽다.

확산 책임론 공방도 사태 해결에 도움은커녕 불신과 불안감만 키울 뿐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정부의 방역 실패 탓이다. 과감한 선제대응을 하겠다고 했지만 그게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다른 데로 책임을 돌릴 사안이 아니다. 일부 여권인사의 책임 전가성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단 확산의 근원이 된 신천지와 미래통합당을 억지로 연관시키려는 친여 네티즌의 행태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국난극복 DNA’가 있다는 게 이번에도 확인되고 있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대구 경북지역에는 전국에서 자원봉사 의료인과 관련 물품이 연일 답지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로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는 남대문 시장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20% 내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부 사재기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큰 혼란은 없다. 성숙한 시민의 공동체 의식이 위기국면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우리의 힘이고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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