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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수사 아이콘 ‘범죄사냥꾼’ 이대우 경감도 “수사 접는다”
수사경과 형사 80여명, 수사경과 해제 희망원 제출의사 밝혀

카페원 3만5천명, 카페 활동통해 잡은 피의자만 320명

범죄드라마 ‘사냥꾼 이대우’의 실제 주인공..."카페 해체하겠다"



국무총리실의 검ㆍ경 수사권 강제 조정안에 대한 일선 경찰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선에서 직접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경과(搜査警科) 형사들은 집단으로 수사경과 반납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경찰 내부망에는 약 80여명의 수사 전문 형사들이 ‘수사경과 해제 희망원’을 제출한다고 나섰다. 그 속에는 수사 형사 경력만 22년이 넘는 중부경찰서 이대우(45) 경감과 보이스피싱관련 석사학위를 딴 진해경찰서 양영진(37) 경감등 베테랑 형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 범죄사냥꾼도 “지쳐서 못하겠다” = 중부경찰서 교통조사계에 있는 이대우 경감은 ‘범죄사냥꾼’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22년간 수사 파트에서 근무하면서 받은 크고작은 상만도 50여개에 이르는 ‘베테랑 형사’, 게다가 지난 2000년 이 경감이 개설한 인터넷 카페 ‘범죄사냥꾼’은 일반인 등 3만 500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며 각종 제보와 현장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이 카페를 통해 신고되 해결된 강력 사건만 56건, 총 320명의 피의자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 경감은 올해 초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된 ‘사냥꾼 이대우’라는 범죄 드라마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사실상 수사직과 ‘결혼생활을 해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그가 24일, 수사경과 해제 희망원을 상부에 제출하고 수사경과를 포기했다. 수사 분야의 전문 경찰관직인 ‘수사경과’는 한번 포기할 경우 재진입이 불허된다. 아울러 이 경감은 23일, ‘범죄사냥꾼’ 카페 역시 해체할 뜻을 밝혔다. 



이 경감은 헤럴드경제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수사권 조정안을 보고 나니 허탈하고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해제 희망원을 냈다”며 “그간 검찰의 불합리하고 일방적인 지시가 관행처럼 이뤄져 왔다. 이번 수사권 조정안으로 이런 불합리한 관행들이 명문화되게 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사 형사를 계속해봐야 재미도 없고 지치기만 한다”고 털어놨다.

보이스피싱 석사도 “노예생활 벗어날 희망이 없네” = 진해경찰서 수사과장 양영진 경감은 그 동안 보이스피싱 사범 150여명을 구속한 보이스피싱 전담 경찰이다. 그는 수사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보이스피싱 범죄의 근절 방안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석사 논문으로 작성, 전국 형사들과 공유하는 등 전화금융사기범을 전문적으로 붙잡는 ‘보이스피싱 킬러’로 등극했다. 당시 그가 압수한 보이스피싱 피해금액만도 10억여원에 달한다.

그런 그가 지난 23일, 수사경과 해제 희망원을 경찰에 제출하며 수사경과 반납의 뜻을 밝혔다. 양 경감은 “10년여간 ‘검사의 노예생활’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노예생활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았지만 이번 대통령령 발표를 보고 꿈을 접었다”며 “수사경과를 반납하고 타 부처로 가서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찰로 일하면서, 검사나 검찰청 직원의 비리를 잡고 수사하다보면 검찰에서 ‘수사중단 송치명령’을 내리고 내사 받던 사람을 데려가 버린다. 이후엔 어찌 조치됐는지 알려주는 일도 없다”며 “이런 경우 경찰 능력의 한계에 ‘비애’를 느끼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수사권 조정은 견제와 균형 원리로 가야 하는데 아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굳이 이런상황서 수사경과에 남아 있고 싶지 않아 해제 희망원을 냈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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