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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폐막, 예술을 넘어 대중 속으로

 

예산 줄이고 공무원 빼고 관객 동원 없애고 성공한 첫 번째 국제 행사

365일 도자문화관광지 위한 의미 있는 첫 발 내딛어


한국도자재단(이사장 강우현)이 주최하고 경기도가 주관한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22일 막을 내렸다.


9월 24일부터 11월 22일까지 60일간 경기도 이천, 광주, 여주에서 열린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개막 이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비엔날레 예산 87억원을 스스로 3분의 1 이상 줄여 27억원만으로 행사를 치렀고, 이른바 3무(三無) 비엔날레(공무원 파견 금지, 관람객 동원 금지, 입장권 강매 금지)를 선언했고, 도자기 재고와 파편을 사들여 도자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입장객 숫자와 수입 내역, 도자비엔날레 주제, 도자테마파크 조성사업 등 주요 부분으로 나눠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성과와 한계를 공개한다.

1. 도자비엔날레 내실을 도모하다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유료 입장객은 약 10만 명을 헤아린다. 지난 행사와 비교하면 3분의 2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 도자비엔날레는 입장권을 강매하지 않았고, 관람객을 동원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만으로는 이번 도자비엔날레를 온전히 평가할 수 없다.


2009년 도자비엔날레는 사전 예매로 입장권을 구입한 관람객이 전체 입장객의 65.8%였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70%에 가까운 관람객이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했다. 올해 입장권 수입은 4억여 원에 불과하지만, 20여억 원의 입장권 수입을 올렸던 지난 도자비엔날레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변화는 손님이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동원된 관객이나 표를 얻어온 관객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관객이 현장에 나와 표를 사서 입장했다. 그리고 손수 돈을 내고 입장한 관람객은 시종 진지한 관람 태도를 보였다. 관람객 한 명 한 명이 진심으로 도자예술을 감상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와 같은 관람 태도야말로 대중과 함께하는 도자예술이라는 이번 비엔날레의 취지가 가장 잘 드러난 모습이었다.


올해 도자비엔날레의 총 매출액은 약 19억 원이다. 예산 27억 원으로 치른 행사치고는 상당한 수익이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확이 더 있다. 도자비엔날레 기간 동안 전국 15개 지자체와 맺은 ‘MOU 마케팅’의 결과로 경기도 동두천 등 전국 지자체에 도자 아트워크를 설치하게 됐고, 부안 청자박물관에서는 한국도자재단의 소장품 전시를 열게 됐다.


도자재단이 이천 세라피아 등 도자비엔날레 행사장을 조성하기 위해 사두었던 재고 도자와 도자 파편이 다른 지역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게 된 것이다. 도자재단은 도자 아트워크를 원하는 지자체에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도자 아트워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제 공모전에 참가한 작가 61명이 전시가 끝난 뒤에도 자신의 작품을 기증한 사실도 의미 깊은 일이었다. 국제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 151점 중에서 수상자 기증작품 16점을 제외하고 모두 39점을 기증했는데, 이들 작품의 가격을 합치면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2. 도자예술의 새 지평을 열다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주제는 ‘CeraMIX’였다. ‘CeraMIX’는 도자를 뜻하는 ‘Ceramics’와 ‘MIX’의 합성어다. ‘CeraMIX’는 도자와 다른 장르를 혼합하고, 나아가 도자와 생활을 결합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국도자재단이 올 도자비엔날레 주제를 ‘CeraMIX’로 정하자 국내 도예계 일부에서 반발을 하기도 했다. 도자의 순수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한국도자재단은 ‘CeraMIX’ 정신이 세계 도예계의 흐름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국제 공모전 주제와 응모 분야 제한을 없앴다. 또 도자와 다른 장르의 콜라보레이션을 허용했다. 이른바 장르 이기주의 포기. ‘CeraMIX’를 구현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다.


그 결과, 국제 공모전에 금속ㆍ조명ㆍ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수많은 작품이 접수됐다. 올해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 역대 가장 많은 작가(1,875명)가 역대 가장 많은 작품(3,196점)을 출품한 이면에는 ‘CeraMIX’가 있었던 것이다. 출품 작가와 작품 규모에서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비엔날레 기간 동안 진행된 각종 기획 전시회도 대부분 ‘CeraMIX’라는 주제를 십분 반영했다. 유러피안 세라믹 워크 센터(European Keramic Work Centre, 약칭 EKWC)의 ‘선데이모닝세라믹스’전과 ‘세라믹스 라이프’, ‘새김과 채움’전 등의 전시는 하나같이 도자에 관한 고정관념을 통렬히 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천 세라피아의 세라믹스 창조공방은 유리와 도자를 접목한 공방으로 ‘CeraMIX’를 향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였다. 세라믹스 창조공방은 도자와 마찬가지로 불을 매개로 활용하는 유리 분야를 도자의 세계에 도입했다.


유리조형 작가가 도자비엔날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세라믹스 유리 조형 공모전’을 실시했고, 도자 작가와 유리 작가가 함께 상주하며 장르간 통섭을 시도하는 세라믹스 창조공방를 신설하는 등 여러 시도가 진행됐다. 유리 분야를 도자 분야에 접목한 시도는 비엔날레 최초의 실험이었다.




3. 365일 도자천국을 꿈꾸다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열렸다. 한국도자재단이 지난해부터 조성하고 있는 도자 테마파크 세 곳이다.


지난 5월 개장한 여주 도자세상은 국내 유일의 도자쇼핑문화관광지이며, 도자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문을 연 이천 세라피아는 현대 조형도자를 테마로 한 도자테마파크다. 내년에 공사가 마무리되는 광주 곤지암도자공원은 국내 최초의 전통 도자공원의 모습을 공개할 것이다.


세 곳의 도자 테마파크는 성격이 판이하다. 여주 도자세상은 대규모 도자 쇼핑몰이다. 도예가의 생활도자 작품과 유명 도자기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도자 작품을 쇼핑하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이천 세라피아는 호수ㆍ놀이터ㆍ건물ㆍ화장실 등 주요 시설을 모두 도자기로 만든 국내 최초의 도자 테마파크다. 내년에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 이천 세라피아, 여주 도자세상을 잇는 도자관광 코스가 생긴다. 이 도자관광 코스는 도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공간이자, 세 도시의 도자 문화가 서로 교류하는 ‘세라믹로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아울러 ‘201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체험 프로그램은 내년에도 상시 운영된다. ‘1박2일 파이어 캠프’와 도자체험 ‘토락교실’, ‘클레이 플레이’ 등 프로그램은 비엔날레 기간 내내 인파가 몰렸던 인기 행사였다. 인기 체험 프로그램 상시 운영을 시작으로 한국도자재단은 도자테마파크를 1년 내내 관람객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한국도자재단 강우현 이사장은 “비엔날레 이후에도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는 365일 관광지의 면모를 막 갖췄다는 점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공공기관 개혁과 도자예술의 대중화를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이라며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성공적인 시작이었다”고 평가했다.

문의 한국도자재단 홍보기획팀 031-645-0618


헤럴드 생생뉴스/onli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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