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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발주자 코리아, 불가능 뚫고 수출길 연 ‘천궁-Ⅱ’…정부·방산기업 ‘원팀’ 쾌거
UAE 도입 추진 두달 만에 결실
항공기·탄도미사일 요격까지 가능
제3국 진출 타진 마중물 기대도
천궁-Ⅱ 사격이미지 [LIG넥스원 제공]

새해 ‘K-방산’의 첫 포문을 연 주인공은 국내 기술로 개발 생산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MSAM-Ⅱ)였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가 천궁-Ⅱ 획득을 결정한데 따라 지난 16일(현지시간) UAE측 TTI사는 한국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UAE 국방부가 작년 11월 트위터를 통해 천궁-Ⅱ 도입 추진 의사를 밝힌 지 두 달여 만이다.

일부 선진국만의 점유물로 여겨졌던 최첨단 복합무기체계인 유도무기체계 시장을 뚫은 천궁-Ⅱ의 첫 해외 진출이었다. 이전까지는 적 미사일을 최후의 순간에 요격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하는 최첨단 유도무기 수출 시장은 선진국들이 일지감치 선점하고 있던 탓에 후발주자가 진입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약 4조1000억 원 상당으로 국산 단일 무기체계 수출 건으로는 역대 최대라는 한국 방산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까지 세운 쾌거였다.

천궁-Ⅱ의 UAE 수출은 정부와 한국 방산업계가 ‘원팀’으로 합심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한층 더 뜻 깊다. 중동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첫 번째 방문국이었던 UAE를 떠나면서 SNS를 통해 “이번에 수출을 확정지은 천궁-Ⅱ는 소중한 우정의 결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천궁-Ⅱ의 UAE 수출이 성사되기까지 청와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기술품질원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천궁-Ⅱ 개발과 생산에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기아자동차, 그리고 다수의 중견·중소업체들이 참여했다. LIG넥스원은 탄도탄 요격체계, 한화시스템은 최첨단 다기능 레이더(MFR), 한화디펜스는 발사대와 적재·수송차량을 맡았다. UAE 측이 이번에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한 까닭이다. 계약금액은 LIG넥스원이 2조3400억 원, 한화시스템이 1조3000억 원, 한화디펜스가 3600억 원 가량으로 전해졌다. 수출은 한화시스템과 한화디펜스로부터 발사대와 레이더 체계 등을 공급받은 LIG넥스원이 체계 종합을 맡아 UAE 공군에 전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궁-Ⅱ의 UAE 수출을 발판으로 제3국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문 대통령의 UAE 순방을 수행한 강은호 방사청장은 ‘UAE 외에 다른 나라와 천궁-Ⅱ 수출계약을 협의 중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강 청장은 또 “K-방산이라고 부를 만큼 최근 들어 많은 나라에서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중에 천궁-Ⅱ는 많은 관심을 받는 무기체계의 하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ADD 주관 아래 2012년부터 노후한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한 천궁-Ⅱ는 여러 차례 시험발사 과정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했다. 이에 2017년 6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2018년 양산에 들어가 작년 11월 최초 포대물량이 한국군에 인도되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천궁-Ⅰ이 항공기 격추용인데 비해 천궁-Ⅱ는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요격까지 가능하다. 사격통제소와 다기능 레이더, 3대의 발사대 차량으로 1개 포대가 구성되며 유도탄 1발당 가격은 15억 원에 달한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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