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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하나의 K-콘텐츠 ‘K-방산’ 새해 벽두 하늘을 열다 [이슈 플러스-대한민국 新성장동력 ‘K-방산’①]
방산수출 ‘빅5-200억달러’를 향해
‘천궁-Ⅱ’ 4조 수출은 K-방산 변곡점
잠수함·항공기…첨단무기 중심 전환
FA-50 경공격기 말레이시아와 협상
호주엔 전투장갑차 ‘레드백’ 세일즈
독일 등 방산 강국과 양보없는 전쟁
KAI 경공격기 FA-50
호주 수출을 타진중인 한화디펜스의 미래형 보병 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 [한화디펜스 제공]
한화디펜스가 작년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1) 때 전시한 K9 자주포. [헤럴드DB]
중동형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천궁-II 다기능레이더 [한화시스템 제공]

K-방산의 기세가 무섭다. K-방산은 K-팝, K-방역과 같은 한국(KOREA)을 대표하는 K-콘텐츠 가운데 한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중갈등과 미러갈등 등 글로벌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방산시장도 점차 확장 추세다.

방산수출을 넘은 우방국과의 방산협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될 뿐 아니라 분단 대한민국의 사활과도 직결된다. 헤럴드경제는 K-방산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모색한다.

“방산 5대 강국의 꿈을 5년에서 2년 이내로 조기화하자. 2년 이내에 국방기술력 측면에서 세계 5위, 방산수출 2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계획을 구체화하고 올해 내에 해야 할 혁신적 조치들을 찾아내 뛰자”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새해를 맞아 2022년을 K-방산의 원년으로 만들자며 2년 내 방산 5대 강국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작년 추진한 방위산업 경쟁력 제고를 통한 5년 내 방산 5대 강국이란 일정을 대폭 앞당긴 것이다. 이 같은 꿈을 미몽이라고만 할 수 없다. 이미 K-방산은 작년 약 8조3500억 원이라는 역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방산수출, 정부와 산·학·연 원팀 종합예술=새해 출발도 나쁘지 않다. 작년 연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호주 수출에 이어 새해 벽두부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MSAM-Ⅱ)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등 K-방산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 간 신뢰와 최첨단 기술 경쟁력이 바탕이 되는 방산수출은 정부와 방산업계, 그리고 학계까지 ‘원팀’으로 뭉쳐 움직여야 가능한 종합예술에 비견되기도 한다. K-9 자주포 호주 수출과 천궁-Ⅱ UAE 수출이 문재인 대통령 순방 기간 이뤄진 것도 우연만은 아니다. 일각에선 이미 업체 간 추진한 계약에 정부가 ‘숟가락만 얹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고가인데다 국가안보와 연계되는 무기체계의 특성상 방산수출은 사실상 국가 대 국가 간 거래라는 점에서 정부의 역할을 마냥 무시할 수 없다. 국내외 대규모 방산전시회가 열릴 때면 각국이 앞 다퉈 정부대표단을 초청하고 파견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오히려 글로벌 불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방산시장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작년 연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주요 방산기업의 무기 판매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100대 방위산업기업의 작년 총 매출 규모는 5310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63위, 한화가 85위, LIG넥스원이 73위 등 4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방위산업 수출 규모는 지난 2014년 4조2000억 원이었지만 2016년 2조9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방산비리 여파에 따른 방산업계를 향한 국민 신뢰 추락이 수출로까지 이어진 탓이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점차 회복세를 찾더니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방산수출 성장의 요인으로 방산업계의 진취적인 기업정신 및 열정과 함께 정부의 품질보증과 후속군수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을 꼽는다.

정부는 올해 들어 방산업계의 착수금 사용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360일로 확대하는 등 행정소요를 간소화하고, 5년 간 최대 200억원 등 무기체계 개조개발 지원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외교안보정책과 마찬가지로 방산정책은 정부의 성격에 따라 좌우되는 측면이 강한데, 대선 이후에도 좋은 정책은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산수출=국력’ 5위 노리는 韓 현재 9위 수준=국가방위와 직결되는 무기체계의 특성상 한 국가의 방위산업 역량은 곧 국력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력 10위, 종합 군사력 6위 반열에 오른 한국의 방산산업 역량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가 작년 연말 SIPRI 자료를 토대로 ‘2021 세계 방산시장 연감’을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16~2020년 5년간 세계에서 9번째로 무기를 많이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5년인 2011~2015년에 비해 210% 늘어난 것으로 전 세계 무기 수출의 2.7%를 차지했다. 한국 앞에는 미국을 필두로 러시아, 프랑스, 독일, 중국, 영국, 이스라엘, 일본 등이 자리했다. 특히 한국 무기체계 수출순위는 2016년 10위에서 2020년에는 6위로 4계단 상승했고, 수출점유율도 1.5%에서 3.6%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수출 무기체계가 과거 총기와 부품류 등 기초체계 중심에서 자주포와 항공기, 잠수함 등 첨단 고부가가치 무기체계로 진화했고, 수출대상국도 아시아와 중동·아프리카·중남미 중심에서 유럽·오세아니아 지역까지 폭넓어졌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5개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 국가를 상대로 한 첫 수출인 K-9 자주포의 호주 수출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반면 한국은 무기 수입국 순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이집트, 호주, 중국, 알제리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100억 달러가 무기체계 내수와 수출의 기준선으로 여겨진다. 세계 5위 방산수출 200억 달러라는 목표에 도달하면 한국은 무기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어설 뿐 아니라 한국군이 소요하는 내수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세계에서 무기 수출액이 내수보다 많은 국가는 이스라엘이 유일무이하다. 내수시장이 절대적으로 큰 미국도 수출액이 내수에 못 미친다.

한국 국방과학기술력도 꾸준한 성상세를 보이고 있다. 국기연이 최근 국방분야 선진 16개국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을 분석해 발간한 ‘2021 국가별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에 따르면 한국 국방과학기술 수준은 이탈리아와 공동 9위를 기록했던 2018년에 비해 단독 9위로 다소 향상됐다. 한국은 2008년 11위, 2012년 공동 10위, 2015년과 2018년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무기체계 무인화 및 지능화를 기반으로 한 화포와 지휘통제분야에서 상승이 두드러졌다. 다만 레이더와 우주무기체계 등 11개 유형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K-2 전차·K-9 자주포·FA-50 경공격기 낭보 기대=정부가 2022년을 K-방산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근자감)에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K-9 자주포와 천궁-Ⅱ의 호주와 UAE 진출에 이어 다수의 굵직굵직한 수출 계약이 추진중이거나 협의가 진행중이다.

먼저 한화디펜스는 이집트와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패키지 수출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면 이집트는 한국과 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그리고 호주에 이어 K-9 자주포를 운영하는 9번째 국가가 된다. 한화디펜스는 또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 ‘레드백’(Redback)을 들고 뛰어들었다.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Lynx)와 경쟁중인데 올해 상반기 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KAI는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한 경공격기 FA-50 수출에 공들이고 있다. 지난 2013년 필리핀과 이라크에 각각 12대, 24대를 수출한 데 이어 콜롬비아와 페루 등 남미와 세네갈 등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중이다. 특히 미그-29 교체를 추진중인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대 협상을 진행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도 기대종목이다. 현대로템은 노르웨이의 1조6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전차사업 수주를 놓고 독일업체와 경쟁중이다. 오는 2025년 배치를 목표로 하는 노르웨이는 오는 2월부터 성능시험평가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K-2 전차는 폴란드와 인도 진출도 노리고 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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