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는 22일 영주 전통시장에서 설맞이 일·가정 양립 인식개선 을 위한 이색 행진을 펼치고 있다(영주시 제공)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시아버지와 남편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일·가정 양립을 위해 매주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지정·운영하고 있는 경북영주시는 이 번 설명절에 시아버지는 음식을 차리고 아들은 설거지를 한다.
영주로 시집온 며느리들은 시아버지의 명절 가사노동 분담 결정에 환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시댁에 오게 됐다.
경북 영주시가 설 명절을 맞아 지난 22일 시민과 함께 일·가정양립 인식개선을 위한 이색적인 행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고정된 성 역할의 구분 없이 서로를 배려하는 평등한 명절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다.
이날 캠페인은 영주시 인구정책TF팀, 인구문제 공동대응 업무협약 기관, 시민 등이 참여하는 설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와 병행 진행됐다.
매년 명절 때이면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귀성길 운전, 장보기, 음식 준비, 설거지, 청소 등 명절 가사노동을 함께하고 서로를 배려하자는 운동이다.
영주시는 명절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온 시민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전하는 말을 빌려 "며늘아~ 이번 명절에는 걱정말고 오너라!" "아들아! 나는 명절 음식을 차릴테니 너는 설거지를 하거라" 등 재치있는 슬로건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캠페인은 명절에 대한 며느리들의 고충은 물론 과거와 달라진 남성의 적극적인 가사참여 의지를 보여줘 이를 지켜본 시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명절 음식준비, 운전, 집안일 등을 나눠서 한 것 ▲명절 방문 순서를 평등하게 한 것 ▲양가 부모님 용돈을 동일하게 드리고, 아이들 세뱃돈도 아들·딸 구별 없이 준 것 등이 명절 성평등 우수사례로 꼽혔다.
안동국 영주시 기획예산실장은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남성의 육아·가사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며 "명절증후군 없는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명절 가사노동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해 추석 설거지하기 릴레이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설거지 하는 모습을 SNS에 올린 사진(이철우 지사 페이스북 캡쳐)
한편 지난해 추석에는 이철우 경북지사가 변해야 산다며 남편들의 추석 설거지 하기 일환으로 '경상북도 설거지 릴레이 캠페인' 을 전개해 큰 호응을 얻어냈다.
이 지사는 설거지하는 모습을 사진으로담아 SNS에 올린다음 캠페인에 참여할 당시 윤종진 행정부지사,전우현 경제부지사,김장호 기조실장등 세 사람을 지목했고 이후 도청간부 공무원과 시장,군수까지 확대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지사의 릴레이 캠페인 현수막은 경북 시군에 160여개가 걸려 주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현수막에는 ‘행복한 한가위 되십시오’ 라는 인사말아래 ‘변해야 삽니다.이번 설거지는 넘자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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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