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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P의 귀환, 그리고 바흐 첼로모음곡
[헤럴드분당판교=황정섭 기자](편집자 주: 일부 내용 수정기사) 오는 4월 하순에 앙드레 레비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이 LP로 출시된다. 지난 3월에는 피에르 푸르니에가 연주한 아르히프(ARCHIV) 레이블의 동일 곡목 LP가 선보였고, 지난 2월에는 장 막스 클레망의 연주로 바흐 첼로 모음곡 LP가 시중에 나왔다. 지난해에도 로스트로포비치, 가브리엘 리프킨트, 요요마가 연주한 LP가 출시된 바 있다. 연주자는 다르지만 똑같은 곡의 LP가 연이어 출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것도 CD가 아닌 LP로 말이다.

이유는 대강 세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바흐의 첼로모음곡은 대부분의 첼리스트가 평생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곡이어서 연주자별 음원이 풍부하고 개성도 뚜렷하게 나타나 음악애호가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상업적 리스크가 다른 클래식 음반보다 적다고 볼 수 있다.

바흐 첼로모음곡의 특성이 CD보다 LP에서 더 잘 구현된다는 평가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첼로의 저음과 곡 자체의 감수성으로 인해 LP로 듣는 게 낫다는 것인데, 이는 다소 주관적인 요소가 있는데다 스피커, 앰프 등과의 조화 등 변수가 많아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LP는 일부를 제외하고 디지털 음원이 다수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앙드레 레비의 LP가 LP 자체를 복각했다는 데 마케팅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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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한 바흐 첼로모음곡 LP 박스. 뒷면 오른쪽 아래에 한정반 일련번호가 인쇄되어 있다. (사진:헤럴드분당판교)


최근 출시되는 바흐 첼로모음곡이 한정반(limited edition)으로 나오는 것도 애호가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피에르 푸르니에, 장 막스 클레망, 로스트로포비치, 요요마의 LP가 이에 해당되고, 앙드레 레비 LP도 한정반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로스트로포비치 LP의 경우 전 세계에 4,000장 한정반으로 발매되어 박스 뒷면에 일련번호까지 선명하게 찍혀 있다. 이러한 한정반들은 한국에 상당한 비중으로 배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가격이다. 바흐 첼로모음곡 LP 대부분은 5~6만원대에 이른다. CD와 비교하면 2배에 가깝다. 더욱이 앙드레 레비 LP는 전곡(1번~6번)이 아닌 1번과 4번만 수록됐는데도 10만원 수준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LP는 독일, 영국, 일본에서 주로 제작되는데,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일본산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경우가 많다. 앙드레 레비의 LP도 일본산이다.

파블로 카잘스의 LP가 아직 새로 발매되지 않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파블로 카잘스는 바흐 첼로모음곡의 악보를 직접 발견하고 첫 연주한 장본인이다. 이 곡을 철학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명연주자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발매가 기대된다. 서울의 일부 중고음반 전문점에서는 지난해까지 파블로 카잘스의 바흐 첼로모음곡 옛 LP가 눈에 띄기도 했다.

앞으로도 LP만의 음질로 이 세계적 클래식 곡을 다양한 연주로 듣는 기회가 지속될 지 주목된다.

js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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